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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⑤ 수입 촉구 목록 – 수입을 촉구합니다, <다리가 있다면 널 걷어찰 거야> <피터 후자르의 날> <원 오브 뎀 데이즈>

<피터 후자르의 날>

<씨네21>은 앞선 페이지에서 2026년 개봉할 여러 영화제 화제작을 소개했다. 또 이어지는 페이지에서 프리미어 전이지만 이미 수입이 확정된 하마구치 류스케, 루벤 외스틀룬드 등의 신작 소식도 전할 예정이다. 이 풍년 속에서도 좀처럼 수입 소식이 들리지 않는 영화들이 있다. 수많은 매체가 ‘2025년의 영화’로 호명한 동시에 각종 비평가협회에서 수상했지만 국내 개봉 소식이 요원한 영화들을 소환해본다.

<다리가 있다면 널 걷어찰 거야>

A24의 배급작 <다리가 있다면 널 걷어찰 거야>(If I Had Legs I’d Kick You)는 신경 쇠약 직전의 모성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작품이다. 린다(로즈 번)는 딸의 거식증 치료, 집 천장의 붕괴 등 불운의 연쇄 속에 놓여 있다. 린다의 날 선 신경증 못지않게 날카로운 유머가 관객을 내내 걷어차는 영화로, 모성을 향한 사회적 기대가 인간을 어디까지 붕괴하도록 만드는지 탐구한 수작이다. 로즈 번은 이 영화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배우상)을 안았고, LA와 뉴욕비평가협회, 전미비평가위원회 등에서 모두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유럽의 영화제들이 친애하지만 도통 한국 개봉과는 연이 없는 아이라 잭스의 신작도 소개한다. <피터 후자르의 날>(Peter Hujar’s Day)은 1974년 뉴욕 사진작가 피터 후자르(벤 위쇼)와 그의 친구 린다 로젠크란츠(리베카 홀)의 하루간 대화로 만든 영화다. 실제 로젠크란츠가 1970년대 예술가들의 24시간을 기록한 프로젝트를 스크린에 옮긴 영화로 수전 손택, 앨런 긴즈버그 같은 당대의 뉴욕 예술가들이 두 인물의 대화 속에 기발하고 흥미롭게 언급된다. 오직 두 배우의 ‘티키타카’로 76분을 채우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은 영화다. 1970년대의 미국사를 다룬 작품으로는 켈리 라이카트의 <마스터마 인드>(Masterminds)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칸영화제 리포트나 부산국제영화제 데일리를 통해 소개됐지만 제2회 서울아트하우스영화제에서도 매진 행렬을 기록한 데 비해 아직 수입 소식이 들리지 않아 적어둔다. 어느 하루에 관한 영화는 뉴욕뿐만 아니라 LA에도 있다. <원 오브 뎀 데이즈>(One of Them Days)는 지금 블랙 커뮤니티에서 가장 주목받는 배우·각본가·프로듀서 이사 레이가 제작한 작품으로 9시간 안에 1500달러를 구해야 하는 드뢰(키키 팔머)와 앨리사(SZA)의 버디 코미디다. 처음엔 팝스타 SZA의 연기 데뷔작으로 화제에 올랐지만 공개 이후 북미에서만 5100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등 상업적 성공까지 거두며 평단과 관객 모두를 사로잡았다.

<원 오브 뎀 데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