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이 자오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까지. 인류 역사상 최고의 팝스타에서 여성 크립톤인까지. 여러 국제영화제를 돌았지만 한국의 영화제에선 도통 만날 수 없던 작품도, 제작 확정 소식이 보도될 때부터 개봉일만을 고대하게 만든 작품도 모두 모았다.
<마이클>
마이클 잭슨의 전기영화 <마이클>은 프레디 머큐리의 전기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와 느슨한 연결고리를 지닌다. 2019년, <보헤미안 랩소디>의 제작자 그레이엄 킹이 잭슨의 삶을 영화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 출발점이다. “잭슨 파이브의 리더로서 비범한 재능을 발견한 순간부터 비전 있는 아티스트로 거듭난 그의 여정을 따라간다”는 공식 시놉시스로 미루어볼 때 <마이클>은 전설적인 아이콘이 남긴 궤적을 총체적으로 담아낼 것으로 보인다. “30곡이 넘는 노래를 포함해 그의 가장 상징적인 무대 공연들을 재현했다”는 그레이엄 킹의 힌트는 무대 스케일과 음악영화로서의 볼거리를 기대하게 한다. <마이클>은 마이클 잭슨의 조카인 자파 잭슨이 주연을 맡았다는 점에서 일찍이 화제를 모았다. 현역 가수이자 댄서인 그는 공개된 티저에서 마이클 잭슨의 대표적 퍼포먼스를 다양하게 선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에너지가 본편에서는 어디까지 확장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유채
<햄넷>
2020년 각종 영미권 매체가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햄닛>이 영화화된다. 흥미로운 건 <햄넷>역시 2025년 다수의 매체가 ‘올해의 영화’로 호명했다는 점이다. 토론토국제영화제 관객상을 시작으로 미국영화연구소, <인디와이어> 등의 매체는 물론 미국 최고의 영화 큐레이터 버락 오바마까지 <햄넷>을 극찬했다. <햄넷>은 아들 햄넷의 사망이 아그네스(제시 버클리)와 윌리엄 셰익스피어(폴 메스칼) 부부에게 남긴 상처 치유의 과정을 그린다. 특히 제시 버클리의 연기가 “무쇠처럼 단단하다가도 도자기처럼 섬세하고, 현실적이면서도 공상적”(<뉴욕포스트>)이라는 찬사를 받는 중에, 영화에 참여한 제작진의 명단 또한 기대감을 높인다.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가 연출을 맡았고, 그가 직접 원작자 매기 오패럴을 섭외해 시나리오를 공동 각색했다. <콜드 워>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우카시 잘이 촬영감독으로, 동시대 가장 걸출한 음악가인 막스 리히터가 음악감독으로 합류했다. /정재현
<도쿄 택시>
중년의 택시 기사 코지(기무라 다쿠야)는 오늘도 도쿄 시내를 주행한다. 어느 날 택시에 올라탄 노부인 스미레(바이쇼 지에코)는 코지에게 요양원으로 가기 전 자신의 삶에서 의미가 깊은 도쿄의 여러 장소를 들러 달라고 요청한다. 스미레는 코지에게 파란만장한 자신의 역사를 전해주고, 영화는 젊은 스미레(아오이 유우)가 통과한 질곡의 역사를 비춘다. 야마다 요지 감독은 1961년 데뷔 이래 영화를 통해 도쿄의 변천사를 응시했다. 이번에도 야마다 요지 감독은 <도쿄 택시>에서 도쿄의 지난 역사를 35mm 필름에 담아낸다. 프랑스영화 <파리 택시>(2022)를 그만의 필치로, 또 일본영화만의 감성으로 어떻게 재해석했을지 기대를 모은다. 캐스팅 소식 또한 크랭크인 전부터 관심도가 높았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소피와 하울로 만난 바이쇼 지에코와 기무라 다쿠야가 이 작품으로 재회했고, 2025년 수많은 시리즈와 예능으로 화제성을 독점한 배우 이준영이 스미레의 첫사랑 김영기로 분했다. /정재현
<영원>
A24는 2026년에도 영화만이 접근할 수 있는 참신한 기획으로 우리를 설레게 할 예정이다. 젠데이아와 로버트 패틴슨이 만난 <더 드라마>, <그린 나이트>의 데이비드 로워리 감독과 앤 해서웨이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으는 <마더 메리>등이 일찌감치 수입이 확정된 가운데 2026년 2월 개봉을 앞둔 A24의 판타지 로맨틱코미디, <영원>에도 주목해보자. <영원>의 배경은 죽음 이후다. 사후 세계의 관문 앞에 선 조앤(엘리자베스 올슨)은 일주일 안에 누구와 함께 사후 세계에서 평생을 살지 결정해야 한다. 그에게 주어진 후보는 둘. 67년 동안 사후 세계에서 조앤을 기다려온 첫사랑 루크(캘럼 터너) 혹은 65년 동안 이승에서 조앤과 해후한 남편 래리(마일스 텔러)다. 영화를 쓰고 연출한 감독은 <데이팅 앰버>(2020)로 일찍이 재기 넘치는 코미디와 사려 깊은 드라마 모두에 재능을 드러낸 신예 데이비드 프레인이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다양한 테마의 사후 세계를 직접 상상해내며 스토리텔러로서 지닌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한다. /정재현
<상자 속의 양>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원안, 연출, 각본, 편집을 모두 맡은 신작 <상자 속의 양>을 크랭크인한 지 3주가 되어갈 무렵, 세계 영화 팬에게 영화의 출발점을 직접 전했다. “최신 기술로 죽은 이를 되살린다는 발상에서 비롯됐다. 머지않아 일본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기술은 빠른 속도로 진화하니 이 일은 예상보다 일찍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상자 속의 양>은 근미래의 일본을 배경으로, 한 부부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아들로 맞이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가족극이다. 제목은 소설 <어린 왕자>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 코우모토 오토네 역은 <바닷마을 다이어리>이후 고레에다 감독과 재회하는 아야세 하루카가 맡았다. 감독과 함께 전한 소회에서 그는 “아이에 대한 마음과 사람 사이의 사랑은 시대가 달라져도 변치 않는 소중한 부분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영화가 품은 온기를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남편 코우모토 켄스케 역은 코미디 듀오 ‘치도리’의 멤버 다이고가 맡아 고레에다 영화에 독특한 생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이유채
<슈퍼걸>
2025년 제임스 건의 <슈퍼맨>이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며 한숨을 돌린 DC 스튜디오는 2026년 <슈퍼걸>로 세계관을 이어간다. <슈퍼걸>은 톰 킹의 그래픽노블 <슈퍼걸: 우먼 오브 투모로우>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원작에서 슈퍼걸은 어린 슈퍼맨을 돌보라는 임무를 받고 지구로 향하지만 임무에 실패하고 크립톤 행성이 멸망하는 순간까지 목도하며 실의에 빠진다. 이러한 설정은 영화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고편에서 슈퍼걸 카라(밀리 올콕)는 희망 대신 술에 의지하는 20대 여성으로 등장한다. 본편에서는 “특출난 강함이 가장 쓸모없는 능력이 돼버리는 암울한 복수극”(<가디언>)에 휘말릴 예정이다. 슈퍼걸 타이틀을 거머쥔 밀리 올콕은 2000년생 호주 출신 배우로, 드라마 <하우스 오브 드래곤>을 통해 이름을 알렸으나 아직은 미지의 얼굴에 가깝다. 연출은 <크루엘라>의 크레이그 길레스피가 맡았다. 그가 구축한 우주가 제임스 건의 시끌벅적한 세계와는 어떻게 다를지 주목된다. /이유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