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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인간이 더 통과하기 까다로운 -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입장과 법률가의 시선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내 예술활동증명팀은 총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팀원부터 관리자까지 포함해 11명이 수만건이 넘는 신청서를 검토해야 한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측은 이처럼 적은 인력으로 과중한 업무를 감당하는 것과 관련해 “연초에 다양한 지원사업들이 몰려 있고 예술인들을 많이 기다리게 해선 안되기에 2~3월에 담당 팀뿐 아니라 재단의 전 직원이 투입돼 행정 검토를 했다”고 밝혔다.

인력과 자원의 한계로 인해 행정력이 뒤따르지 못하는 사이 예술활동증명의 존재감은 커졌다. 예술활동증명이 10년 넘게 이어져오면서 각종 지방자치단체와 문화예술기관은 다양한 지원사업 참여 시 예술활동증명을 당연히 요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 따르면, 올해 1~3월에만 해도 3만8천건 이상이 신청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와 관련해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코로나19 팬데믹이란 특수한 상황과도 긴밀히 얽혀 있다고 설명한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측은 “코로나19 재난 기간 동안 예술활동증명 유효 기간이 최대 3년 더 연장되었다. 그 기간이 끝나고 다시 예술활동증명을 해야 하는 때가 돌아오면서 신청 수가 급증하였다”라고 설명한다.

예술활동증명을 위해서 반드시 접속해야 하는 예술인경력시스템도 느린 행정의 이유로 꼽힌다. 해당 시스템을 구축·운영 중인 한국예술인복지재단측은 “10여년 전 만들어진 시스템을 여태껏 쓰다 보니 예술인들도 힘들고 행정검토를 하는 인력도 힘이 든 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이 문제를 개선하고 예술활동증명 신청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예산 14억원을 들여 연내에 노후화된 시스템을 개선할 예정이다. 상급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도 예술활동증명 제도 개편 TF를 출범시키며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SNS 엑스(X)에서 예술활동증명의 난점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면, 또 다른 SNS 스레드에서는 AI를 통해 음악을 작곡하고 예술활동증명을 쉽게 받았다는 글이 올라와 파장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IP 전문 변호사인 황지행 변호사는 “예술인복지법은 예술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만들어놓은 법이지만, 예술활동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게 가장 어렵다. 게다가 복지란 언제나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형식을 갖춰놓으면 어떤 이들은 해당하지 않는데 혜택을 받기도 하고, 정말 필요한 사람들은 신청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예술활동증명의 어려움은 예술활동을 법률로 규정하기 어려운 동시에 복지가 갖고 있는 속성까지 더해진 어려움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한다.

황지행 변호사는 그러나 예술가이기에 특별하게 보장하는 제도도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그는 “예술활동을 예비로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우선 지원하는 방향도 있을 것”이라며 “이공계 우수 인력들이 의료계로 대거 빠지는 현상을 우려해 ‘국가과학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이공계지원 특별법’을 제정하여 이공계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수여해왔다”라고 덧붙였다. 예술계는 이공계만큼이나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분야가 아닐까. 예술활동증명과 관련한 논란은 예술인복지법과 예술활동증명이 만들어진 지 10년이 더 흐른 지금,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예술가들을 환대해야 할 때임을 알려주는 신호일 수 있다. 예술활동증명에 관한 정부 기관들의 지혜가 더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