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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청량한 첫걸음 - <여름의 카메라> 배우 김시아

<기리고>에서 혜령(김시아)의 짝사랑이 복수의 마음으로 안타깝게 변질되었다면, <여름의 카메라>는 여름의 첫사랑이 연우(유가은)에게 청량하게 가닿으며 시작한다. 그동안 “어둡거나 사연이 많은 캐릭터”를 주로 연기한 김시아 배우는 “여름이가 정말 사랑스러웠고 마냥 해맑은 게 아니라 여러 인물과의 관계를 통해 성장한다는 게 좋았다”고 전한다. “그래서 감독님께 시나리오를 받아 읽었을 때부터 이 작품을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

김시아 배우는 “여름에 대해 아픔을 최대한 숨기다 친한 사람 앞에서만 드러내는 아이”로 성스러운 감독과 상의 끝에 정리했다. “어른스러워 보이지만 마루와 같이 있을 때만큼은 자신의 속내를 표현한다. 그 감정의 밸런스를 잡는 게 제일 어려웠다.” 첫사랑의 감정을 “최대한 생생하게 표현하고 싶어서 주변 친구들이나 어른들에게 경험담과 당시의 감정에 관해 재차 물어”보기도 했다고.

여름이의 트레이드마크는 단발과 빨간 백팩, 필름 카메라다. 긴 머리로 바꿔보려 했으나 당시 촬영을 병행하던 타 작품 때문에 그럴 순 없었고 “대신 핀을 착용해 귀여운 포인트”를 줬다. “여름이가 특별해 보이길 바라서 신발도 파란색 닥터마틴을 신었다. 통통 튀는 성격에 맞게 전반적으로 색을 다양하게 썼다.” 매번 메고 다니는 빨간 백팩엔 실제로 아버지 지훈(최지훈)과 연관된 소품이 들어 있었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슬픔을 말과 행동 대신 가방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촬영이 진행됨에 따라 가방 속 물건의 개수를 점점 줄여나갔다. 가방이 가벼워질수록 여름과 가까워진다고 느꼈는데 영화에 잘 드러나지 않아 아쉽다. 나중에 더 작고 가벼운 백팩으로 바뀌었을 땐 마음이 후련했다. 감독님이 사소한 디테일까지 챙겨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다.”

작동법을 배워 2주간 수많은 사진을 찍었다. “오프닝에 여름이 찍은 사진들이 나오는데 그중 일부는 내가, 일부는 친동생이 찍은 거다. 감독님이 아이의 시선으로 촬영한 사진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10살인 막내동생에게 카메라를 쥐어주었다.”

아버지의 학창 시절 동성 연인인 마루(곽민규)에 관해선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와 현장에서 인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처음엔 아빠의 비밀을 찾기 위한 조력자라고 여겼는데 마루를 단순히 자신을 도와주는 어른이라고 여겼다면 그렇게 친해지지 못했을 것이다. 마루와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이 영화에 잘 드러나 있다.” 연우가 연락도 없이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을 때, 마루는 여름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함께 앉아 김밥을 먹는다. “주고받는 대사가 없어도 둘의 관계성을 잘 보여줘서 그 신을 좋아한다.”

<여름의 카메라>는 김시아가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온전히 극을 끌어간 작품”이다. “내가 안 나가는 회차가 단 한번도 없었다. 스태프들과도 친해져 가족같이 지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 그 촬영 현장이 항상 그립다. 무엇보다 내게도 밝고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이 있다는 걸 발견해준 감독님에게 감사하다. 이 영화를 통해 나에 관한 대중의 고정관념을 깨지는 첫걸음이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