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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새로운 고통은 새로운 액션으로 이겨내라,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미리 보기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이하 <뉴 데이>)가 7월29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톰 홀랜드가 연기하는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이후, 3편의 단독 주연작이 미디어 환경 변화, 코로나 팬데믹, 파업 등 다양한 산업 위기 속에서도 모두 성공을 거뒀다. 그런데 하필 스파이더맨의 복귀 시점이 루소 형제 감독을 비롯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크리스 에번스까지 돌아온다고 알려진 멀티버스 최대 이벤트 <어벤져스: 둠스데이> 전이다. 또다시 그에게 큰 책임을 떠안긴 셈이 됐다. 스파이더맨은 이번에도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까?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솔로가 되어 돌아왔다. 전 세계에서 흥행 수익 19억달러를 거둬들이며 흔들리는 마블 스튜디오의 체면을 살려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과거의 스파이더맨을 모두 소환해 대통합을 이뤄냈다. 타노스의 위기로부터 지구를 지킨 어벤져스 멤버 가운데 최연소의 나이로 합류한 피터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동네 좀도둑이나 잡던 우리의 친절한 이웃의 이미지를 벗고 고통스러운 성장통을 겪었다. 그 결과, 피터 파커는 세상에 홀로 내던져졌다. 그가 스파이더맨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이는 이제 아무도 없다. 어렵사리 사랑을 고백했던 MJ(젠데이아)와 절친 네드(제이컵 바털론), 아이언맨의 빈자리를 메워주던 조력자 해피 호건(존 패브로) 모두 피터에 관한 기억을 잃고 말았으며, 유일한 혈육이었던 메이 큰엄마(머리사 토메이)도 세상을 떠났다. 이번 영화의 부제인 ‘브랜드 뉴 데이’는 피터의 쓸쓸한 앞날을 아이러니하게 묘사한다.

성인이 된 피터가 극복해야 할 미래는 가시밭길이다. 마블 영화 전체의 인기를 지탱했던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의 퇴장 이후, MCU 세계관 안에서 수많은 슈퍼히어로들이 새로운 어벤져스 멤버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였으나 사실상 모두 실패했다. MCU 페이즈4와 페이즈5 사이에 등장한 모든 영화와 드라마의 흥행 성적이 그 결과다. 심지어 2군에 해당하는 멤버들까지 규합해 <썬더볼츠*>를 선보였다. 이들에게 공식적으로 부여한 뉴 어벤져스라는 직책이 진담인지 농담인지 판단하기 애매하다. 이후 MCU 세계관에 무사히 안착한 <판타스틱4> 역시 닥터둠의 등장을 예고하는 초대장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을 뿐이다.

어쩌면 마블 스튜디오는 지난 <스파이더맨> 3부작을 거치면서 아이언맨의 빈자리를 메울 새로운 리더 자리에 피터 파커를 앉힐 계획을 세웠을지도 모른다. MCU 내에서 스파이더맨만큼 친숙하고 호감가는 인물도 없거니와 스타크 인더스트리 인턴십 출신이라는 좋은 명분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 모두가 그에 관한 기억을 잃었으므로 후계 구도 계획도 원점으로 돌아갔다. 어느 누구도 아이언맨의 왕관을 이어받지 못한 채, 피터는 다시 우리의 친절한 이웃의 자리로 돌아왔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현재까지 공개된 <뉴 데이>의 스토리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도움으로 모든 사람들이 피터에 관한 기억을 잃은 지 4년이 흐른 이후를 다룬다. 가족도 친구도 심지어 거처하는 집도 제대로 없는 피터는 홀로 상실의 아픔을 딛고 살다가 고통스러운 신체 변화를 겪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브루스 배너 박사를 찾아가지만, 보이지 않는 어떤 위협으로부터 공격을 당한다. 성인이 된 피터는 고독과 싸우는 한편, 갑작스러운 신체적 변화로 또다시 두려움에 휩싸인다. 그는 결국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MJ와 네드를 다시 찾아간다. 이러한 피터의 행동에 관해서 제작자 케빈 파이기는 “고등학교나 대학을 졸업하고 학교라는 익숙한 울타리를 벗어나게 되면 인간관계에도 자연스레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피터 파커에게 이는 지각변동과도 같은 거대한 변화였다. 가장 가까운 단짝 친구들을 포함해 세상 모두가 자신을 잊어버렸으니까. 이번 영화는 피터가 겪는 깊은 감정과 페이소스를 따라가는 여정”이라고 소개한다.

피터 파커 앞에 펼쳐질 모든 날은 새롭지만 결코 좋은 날만은 아닐 것이다. 이번 영화에는 이색적인 뉴페이스가 등장한다. 10대 청소년 슈퍼히어로가 주인공인 영화에 어울리지 않는 퍼니셔가 그 주인공이다. 퍼니셔는 복수심에 사로잡혀 자기파괴적인 성향을 주체하지 못하는 폭주형 슈퍼히어로로, 잔혹한 폭력성을 담당한다. 마블의 19금 담당 안티히어로가 스파이더맨과 함께 도모할 일이 무엇일지 추측하기는 어렵지만, 두려움에 휩싸이고 변화를 겪는 피터가 퍼니셔와 마주치게 될 뉴욕의 뒷골목 풍경은 아마도 전편과는 완전히 다른 무드를 보여줄 것 같다. 게다가 개봉 직전까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고 있는 의문의 캐릭터가 한명 더 등장한다.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를 통해 존재감을 알린 배우 세이디 싱크가 연기할 예정이다. 원작 코믹스 팬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캐릭터의 예시를 들며 그녀가 맡을 캐릭터의 정체를 추측하고 있는데, 제작진이 이토록 꽁꽁 숨기는 캐릭터는 스파이더맨의 반대편에 서는 갈등 야기형일 가능성이 크다.

극히 제한된 정보를 제공하는 예고편만으로는 아직 피터의 앞날을 방해하는 요소가 무엇일지 알 수 없다. 다만 10대 청소년 슈퍼히어로의 발랄한 정체성을 무기 삼아 하이틴 코미디를 서사에 접목시켰던 지난 3부작의 연출자 존 와츠 감독의 뒤를 이어 이번 영화를 지휘한 데스틴 크리턴 감독의 성향을 토대로 톤 앤드 매너의 변화는 예측해볼 수 있다. 그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통해서 아시아인 슈퍼히어로를 MCU에 성공적으로 데뷔시켰다. 수천년에 걸친 샹치의 어두운 개인사와 고뇌를 액션으로 치환하는 데 성공한 감독이다. 이번 영화의 거의 모든 스턴트를 톰 홀랜드가 직접 연기했다고 알려진 가운데,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스파이더맨의 새로운 액션에 방점이 찍힌, 성인 슈퍼히어로로 거듭나는 활약상을 마음껏 기대해볼 수 있겠다. 특히 이번 영화 촬영에 쓰인 것으로 알려진 특수 사이클롭스 헬멧 카메라(헬멧에 초소형 카메라를 장착한 촬영 장비)를 통해서 촬영된 장면은 어떤 스파이더맨 영화에서도 본 적 없는 생생한 1인칭 시점숏을 제공한다. 게다가 제작 단계에서부터 CJ 4DPLEX의 SCREENX 제작진과 협업해 만든, 4면 SCREENX로 볼 수 있는 장면도 등장한다고 하니 업그레이드된 도심 활강 장면을 기대해봐도 좋겠다.

마지막으로, 피터 파커가 어떤 DNA 변이를 겪게 될지, 그 변화가 피터에게 어떤 위기나 기회를 제공하게 될지에 대해서 데스틴 크리턴 감독이 힌트를 던져줬다. “오직 스파이더맨만이 누군가 타인의 의식을 넘나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이 정체불명의 존재는 스파이더맨의 머릿속까지 침투하려다 실패하고, 그 이유에 흥미를 느낀다”고. 믿어도 좋다. 스파이더맨은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사진제공 소니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