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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너는 혼자가 아니야,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피터 파커/스파이더맨

톰 홀랜드의 피터 파커는 토비 맥과이어, 앤드루 가필드의 스파이더맨보다 어린 나이에 능력을 얻었다. 성장 시기로 따지면 톰 홀랜드 버전의 3부작은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1편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다룬 셈이다. 앞선 선배 스파이더맨들과 비교하자면 유전자 변형 거미에 물린 배경은 자세히 등장하지 않았다. 거미에 물린 이후, 웹슈터라는 장비 없이 몸에서 직접 거미줄을 쏘아댈 수 있는 건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이 유일했다.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 피터의 몸에 변화가 생겨나고 웹슈터 없이도 거미줄을 쏠 수 있게 된다. 홍채 색도 이상하게 변하는데 정확히 어떤 상황에서 변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아마도 영화가 다루지 않은 4년의 공백 동안 피터는 극심한 외로움에 사로잡혔을 것이고, 그사이 어엿한 대학생이 된 MJ와 네드의 일상을 훔쳐보면서 과거를 그리워하며 살았을 것이다. 그들의 평화로운 일상은 피터의 희생에 따른 결과다. 인생의 다음 챕터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는 건 오직 피터뿐일 것이다. 톰 홀랜드는 피터를 통해서 현실 속 젊은이들의 고통을 묘사하려고 한다. 하지만 홀로서기라고 할 수 없었는데 이번에는 온전히 진정한 의미의 스파이더맨으로서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MJ

피터 파커와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낸 연인. 젠데이아가 연기한 MJ와 함께한 지난 3부작의 여정을 돌이켜보면, 그녀는 사실 꽤 오래전부터 피터를 먼발치에서 바라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피터가 다른 여자애를 좋아할 때에도 묵묵히 옆에서 지켜봤고, 피터가 딴 데 정신이 팔려 경시대회 준비도 등한시하고 두개의 동아리 활동을 그만뒀을 때도 그 사실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다. 은근히 피터 파커 덕후였다고나 할까.

처음엔 성격도 다소 회의적으로 묘사되었던 MJ는 상대적으로 자신과 전혀 다른 낙천적인 피터에게 끌렸을 것이다. 누구보다 먼저 피터가 스파이더맨일 거라고 예측했고, 여름방학을 맞아 유럽으로 떠난 수학여행 도중 프라하에서 그녀는 미스터리오의 정체를 밝힐 결정적 증거도 습득했다. 피터와 함께 MIT에 진학했더라면 너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이들은 캠퍼스 커플의 꿈을 이루진 못했다. 이번 영화에서 그녀는 생전 처음 보는 스파이더맨에게 본능적으로 ‘다시’ 끌리게 된다. 여러모로 최고의 파트너다.

네드

피터의 둘도 없는 단짝 친구로, 방과 후에 스타워즈 레고 피겨를 함께 조립하며 노는 사이였다. 피터가 스파이더맨이라는 걸 가장 먼저 알게 됐고 이후 비밀을 지키려 꽤나 노력한다. 피터가 스타크 인더스트리 인턴십의 일환으로 토니 스타크로부터 제공받은 슈트의 시스템을 해킹해서 제한된 초보자 모드를 전문가 모드로 바꿔버렸다. 이처럼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나 해킹 같은 IT 분야에서 놀라운 실력을 발휘하는 천재형 너드의 전형이다.

이번 영화에서 네드는 자신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스파이더맨을 ‘다시’ 덕질하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스파이더 트래커라는 일종의 추적 시스템을 만들어 스파이더맨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한다. 전생에 어떤 인연이 있었는지 궁금할 정도로 피터와 끈끈한 사이다.

브루스 배너/헐크

인피니티 건틀렛을 착용했다가 오른팔을 크게 다친 헐크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줄 알게 되면서 브루스 배너 박사와 헐크의 두 가지 인격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됐다. 과거엔 오히려 헐크로 변신 중에도 지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다만 손목에 착용하는 장치의 도움을 받아야만 가능하다. 이번 영화의 예고편에서는 당연히 피터의 정체를 모른 채로 등장하며, DNA 변이에 관한 지식을 피터에게 알려주는 과정에서 그가 스파이더맨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거나 혹은 어떤 사건 사고에 휘말리게 되는 듯하다. 손목의 장치가 파괴된 채로, 이성적인 헐크가 아니라 어벤져스 초창기 시절의 광폭한 헐크 상태로 돌아간 모습을 보여준다. 아마도 그로 인해 뉴욕 시내가 위기에 처하게 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드라마 <쉬헐크>에서는 그의 아들 스카가 등장하기도 했다.

프랭크 캐슬/퍼니셔

존 번솔이 연기하는 퍼니셔는 스파이더맨 특유의 친절함과는 거리가 먼 캐릭터다. 가족을 잃은 상처를 오직 분노로 표출하는 캐릭터로, 은둔형이며 정신적으로도 고통받고 있는 일종의 안티히어로의 위치에 놓여 있다. 군인 출신으로서 동료들을 향한 트라우마로 인해 환영도 보는 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는 것처럼 묘사되는 상처투성이의 인간이다. 피터 파커가 멀티버스의 위기를 겨우 막아내던 시기와 비슷하게 얽혀 있는 <데어데블: 본 어게인>에피소드에도 등장하는데 이때 변호사이자 데어데블인 맷 머독의 필생의 숙적 킹핀이 뉴욕 시장의 자리에까지 올라 도시 전체를 범죄 소굴로 만들어버리려다 실패한 과정을 옆에서 지켜봤다. 맷 머독이 킹핀에 대항하면서 데어데블로서의 정체성을 두고 고민할 때 일종의 트리거 역할을 했는데, 이번 영화에서도 역시 피터 파커가 모종의 사건을 겪으며 어둠 속으로 빠져들려 할 때 그를 다잡아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테면, 그 길이 어떤 길인지 내가 먼저 가봤으니 너는 절대로 내 전철을 밟지 말라는 식의 조언을 해줄 것 같다. 원작 코믹스에서 이미 퍼니셔의 첫 등장이 스파이더맨 코믹스였을 만큼 팬들 사이에서는 친숙한 투숏일 것이다. 이번 영화의 공개를 앞두고 디즈니+에서 깜짝 공개된 <퍼니셔: 원 라스트 킬>이라는 50분짜리 스페셜 에피소드에서 그는 족히 수백명에 이르는 거리의 암살자와 갱단을 처단한다.

미지의 인물

세이디 싱크가 연기한다고 알려진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한다.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조종하는 능력을 가진 알려지지 않은 캐릭터라고 하는데, 추후 공개될 다른 MCU 영화에서도 그 영향력을 행사할지도 모르겠다. 현재까지 예상 가능한 원작 코믹스상의 캐릭터로는 엑스맨 프랜차이즈와의 크로스오버 가능성을 시사하는 어마어마한 능력을 지닌 진 그레이, 혹은 평행 우주 어딘가에 존재하는 진 그레이와 스콧 서머스(사이클롭스)의 딸인 레이첼 서머스, 스파이더걸로도 알려진 메이데이 파커 등이 거론된다. 이 캐릭터에 관해 최근 해외 언론 인터뷰에서 에이미 패스칼 프로듀서가 언급한 내용을 주목해보자. “그녀가 연기할 캐릭터와 다른 등장인물간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들 모두가 ‘똑같은 상처’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 모두가 남들과 다르다고 느끼며, 소외감과 고립감을 느낀다. 자신들이 살아가고 있는 삶에 대해 부정하는 상태에 놓여 있다.”

그런데 멀티버스의 균열로 인해 MCU로 흘러 들어온 <베놈> 시리즈의 심비오트와 그녀가 관련이 있을 거라 추측하는 이는 별로 없다. 여태 마블이 뿌려놓고 회수하지 못한 단서가 너무 많기 때문에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어떤 것도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

사진제공 소니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