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은 2022년 제작되어 2023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다. 이후 최승우 감독은 곧장 두 번째 장편 극영화 <겨울날들>을 만들어 2025년 부산국제영화제를 다시 방문했다. 찍은 지 4년이 흐른 2026년 여름, <지난 여름>의 개봉에 맞춰 그는 <지난 여름 이후>라는 짤막한 영화 한편을 더 만들었다. 러닝타임 43분의 다큐멘터리다. 아직 개봉하지 않은 두 작품은 <지난 여름>과 반드시 함께 봐야 하고, 함께 말해져야 하는 영화다. 그 이유를 간단히 설명해본다.
<겨울날들>
<겨울날들>은 <지난 여름>과 확실한 연속성을 지니고, 대구를 이루기도 하는 영화다. 주인공부터가 <지난 여름>과 같은 민우(김민혁)다. 민우가 서울의 작은 자취방에 살며 이런저런 노동에 임하고, 또 다른 몇명의 인물들도 집과 일터를 오가는 움직임만을 반복한다. 어떤 건물의 철거 공사 현장, 지하철, 도심의 대로, 달동네의 가파른 계단과 골목길이 켜켜이 쌓이며 영화를 이룬다. <지난 여름>과 기본적 메커니즘은 유사하다. 겨울의 서울에 사는 인물들의 무수한 일상적 사건이 톱니바퀴처럼 움직인다. 대사 없는 일종의 무언 영화로서, 사람들이 내는 생활 소음과 뉴스 음성만이 소리를 차지한다. <지난 여름>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동시에, 여실히 다른 톤 앤드 매너를 표출한 작품이므로 두 작품은 함께 봐야 마땅하다. <겨울날들>은 영화의 계절에 맞춰 올겨울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지난 여름 이후>
2026년 여름, 최승우 감독과 주연배우들은 <지난 여름>의 촬영지 강원도 홍천을 다시 찾는다. <지난 여름>에 출연했거나 도움을 준 주민들을 만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안부를 묻는다. 하지만 <지난 여름>에 등장했던 몇몇은 출연했음을 잊었거나 작고하여 더이상 만날 수 없다. 묘하다. 극영화인 <지난 여름>보다 다큐멘터리인 <지난 여름 이후>는 더욱더 확실한 픽션처럼 느껴진다. 영화의 촬영지를 다시 방문한다는 이야기의 뚜렷한 얼개, 큰 개성을 표출하는 주민들, 죽음에 관한 더 직관적인 드라마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픽션과 논픽션을 혼재한 아바스 키아로스타미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올리브 나무 사이로>가 ‘지그재그 3부작’으로 엮이듯이, <지난 여름>과 <지난 여름 이후> 역시 떼놓을 수 없는 영화다. <지난 여름>과 묶은 특별 상영 형태로 종종 극장 상영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