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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계엄의 시간, 영화의 사명

벌써 1년, 아니 이제야 1년이 지났다. 2024년 12월3일 밤 10시27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계엄이 해제되고, 대통령이 파면되고, 새 대통령이 취임했지만 내란의 시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동안 영화계는 어떤 나날을 보냈나. <씨네21>은 지난해 12월 민주주의 혁명의 역사를 다룬 영화를 종합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영화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올해 4월에는 탄핵 정국 속 다큐멘터리스트들의 안부를 물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당시 서울서부지방법원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특수건조물침입 혐의로 기소된 정윤석 감독의 포토 에세이도 5회에 걸쳐 전했다.

그사이 영화관은 ‘포스트 계엄 시대’의 조용한 격전지가 되었다. 이념과 진영을 대변하는 주장들, 광장의 열기를 간직한 기록들이 영화의 형태를 갖추고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씨네21>은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그 작품들을 돌아보기로 했다. 1년간 공개된 영화들을 다큐멘터리 중심으로 펼쳐본 뒤 2026년 관객을 만날 예정인 <란 123> 이명세 감독, <대한민국은 국민이 합니다> 조은성 감독에게 대화를 청했다. 12·3 비상계엄 이후 다큐멘터리가 가야 할 곳을 염려하는 비평과 극영화의 양상을 추론해보는 글도 준비했다. 재판이 늘어지고, 피로가 누적되니, 분노도 식을 새가 없다. 아직 오지 않은 영화를 상상하는 일이 평정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이어지는 글에서 12·3 비상계엄 이후 다큐멘터리 살펴보기와 이명세, 조은성 감독과의 인터뷰, 한국 정치 다큐멘터리 비평, 극영화의 양상 추론이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