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제는 넷플릭스 시리즈 <태양을 보지 않았다면>으로 2026 글로벌OTT어워즈 신인여우상 후보에 올라 부산을 찾았다. 수상 소감을 준비해왔냐고 묻자 “수상 여부는 중요하지 않지만 매사 준비가 필요한 성격인지라”라며 수줍게 웃었다. 작품 속에서 줄곧 보여준 어둠에 잠긴 모습과 달리 산뜻한 인상을 주었다.
- <태양을 보지 않았다면>에서 맡은 저우핀위는 살인범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그를 직접 인터뷰한다.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을 것 같다.
이 작품은 그날그날 현장에서 내 분량의 대본을 받아 촬영하는 방식이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인물관계가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가 없었다. 오로지 현재에만 집중해야 했기에 캐릭터가 주는 무게를 상대적으로 덜 느낄 수 있었다. 캐릭터에 어울리는 향수를 사용하는 게 습관이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집요하게 파고드는 저우핀위는 단순하고 순수한 면이 있는 인물이라 다른 향이 많이 섞이지 않은 자스민 향을 선택했다.
- 청춘 로맨스영화 <나의 아픈, 사랑이야기>에서는 고통을 감추기 위해 밝게 행동하는 여고생 예쯔제를 연기했다. 비밀을 품은 캐릭터를 준비하며 무엇에 가장 신경 썼나.
백혈병 환자라는 사실을 잊고 남들과 다를 것 없는 사람이라고 계속 생각하려 했다. 예쯔제는 나와 비슷한 면이 있다. 혼자 있을 때는 차분하지만 사람들 앞에서는 밝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려고 하는 점이다. 촬영 당시를 떠올리면 웃음이 난다. 많은 코믹 장면을 애드리브로 소화해 배우들이 적극적이었고 현장 분위기도 활기찼다.
- 데뷔작인 <Kiss My Ass Boss>는 오피스물이었다. 대규모로 지은 사무실 세트 안에서의 촬영은 어떤 느낌이었나.
실제 회사와 다름없었다. 나 역시 일반 회사에 다니다 뒤늦게 연기를 시작한 경우라 예전처럼 출근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웃음) 사회 초년생의 이야기인 만큼 신인배우로서 공감 가는 부분도 많았다. 매일 같은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공통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회사 생활은 영화 만들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 광고 제작사에서 근무했다고 들었다. 어떻게 배우의 길로 들어서게 됐나.
당시 캐스팅 업무를 맡아 많은 배우를 접했다. 같은 캐릭터를 두고도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해석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들을 지켜보며 나라면 어떻게 표현할까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직업에 관심이 생겼다. 어릴 적부터 무용을 했고 오케스트라 단원으로도 활동하면서 무대에 서는 일을 좋아했다. 연기의 장점은 자신을 더 잘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원래는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인데 싸움 신이나 눈물 신을 연기하면서 내가 가진 에너지가 어느 정도인지, 또 얼마나 표출할 수 있는지 깨달았다. 나를 더 선명하게 알수록 가족, 친구와의 관계도 좋아지는 효과가 있었다.
- 머지않아 경력을 살려 댄서나 음악가 역할로 다시 만나면 좋겠다.
그런 역할이라면 자신 있게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액션물에도 꼭 도전하고 싶다. 이 일을 하면 할수록 현재를 충실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연기는 현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가 돌아가는 그 순간을 즐기게 될수록 더 성장할 거라고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