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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회심의 한방보다 중요한 것 - ‘질투는 나의 힘’ 최우수 작품상·배우상 <오조준> 강성준 감독

- 고등학교 사격부의 희영(금빈)과 순주(백승연) 그리고 코치 사이에 발생하는 어긋난 애정과 복수에 대한 이야기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했다. 학창 시절 기숙사 학교를 다녔는데, 어느 날 CCTV가 없는 사각지대에서 사감 선생에게 심하게 맞은 적이 있다. ‘만약 부모님이나 친구가 이 장면을 목격했다면 얼마나 슬프고 괴로웠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목격’이라는 제목의 복수극을 떠올렸다. 그런데 기숙학교라는 설정이 개인적이고 특수한 환경처럼 느껴져서 좀더 보편적이면서도 도망칠 수 없는 강고한 권력관계가 작동하는 공간을 고민했다. 체육고등학교의 남자 코치와 학생들의 이야기면 어떨까 싶었고, 운동선수라는 설정과 복수의 물리적인 방식이 맞물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격이란 소재를 떠올렸다.

- <오조준>이라는 제목이 영화의 테마를 명료하게 설명한다.

스스로는 맞다고 생각해서 한 행동들이 자꾸만 어긋나고 엉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사격이라는 소재를 가져왔으니 이 테마를 사격 용어와 엮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나는 정조준했다고 믿었지만 결국 비껴가고 마는 상황 혹은 그때의 감정들을 담으려 했다.

- 희영과 순주, 두 친구 사이에 퀴어 코드가 흐른다.

처음부터 ‘퀴어 이야기를 써야지’ 한 것은 아니다. 남자 코치가 이끄는 폐쇄적인 환경의 운동부에서 여고생들이 겪는 폭력과 공포를 생각했다. 그 안에서 인물들의 감정이 애틋해지고 깊어지려면 두 주인공 사이에 엇갈리는 사랑의 관계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사회적 인정을 갈구하는 퀴어 서사라기보다 일상 속에 존재하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에너지로 이들의 관계를 그리려 했다. 사랑하는 대상이 남자이고 여자인 게 중요하지 않은.

- 희영의 복수의 화살은 코치의 아내에게 향한다.

시나리오 작업할 때 스태프들과 얘기를 많이 나눈 부분인데, 폭력의 가해자인 코치에게 직접 복수하는 건 쉬운 방법 같았다.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아픔을 무력하게 목격하도록 하는 게 훨씬 가혹하다고 생각했다.

- 희영이 순주의 과녁을 향해 총을 쏘는 엔딩이 회심의 한방처럼 느껴졌다.

함께 작업한 스태프들은 희영이 코치에게 총을 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더라. (웃음) 희영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복수라기보다 순주의 마음을 자신에게로 돌려놓는 것이다. ‘나는 너의 과녁을 향해 내 마음을 쏠 거야’라는 표현인 셈이다.

- 희영 역의 금빈 배우가 배우상을 수상했다. 배우들과의 연기 작업은 어땠나.

한국영화아카데미 재학(촬영 전공) 중 만든 작품이다. 액터스 과정의 금빈 배우를 만났을 때 궁금증이 일면서 대화를 더 나누고 싶었다. 당시 내가 ‘감독병’에 걸렸던 때라 하마구치 류스케의 <드라이브 마이 카>에 나오는 것처럼 작업해보고 싶었다. (웃음) 촬영 전 스태프와 배우들을 모아놓고 시나리오를 읽고 또 읽었다. 첫 테이크, 첫 연기를 무조건 오케이 컷으로 쓴다는 원칙도 있었다. 테이크가 반복되면 배우의 감정이 소모된다고 믿었다.

- 어떤 감독이 되고 싶나.

롤 모델은 폴 토머스 앤더슨. 구로사와 기요시, 아녜스 바르다처럼 영화의 규칙을 이해하면서도 마음대로 영화를 주무르는 감독들을 좋아한다. 나 역시 그렇게 영화를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