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런, 맷 데이먼, 샬리즈 세런, 에마 토머스(왼쪽부터).
<오디세이>가 한국에서도 ‘흥행 신화’를 쓸까. 지난 8월4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오디세이>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제작자 에마 토머스, 배우 맷 데이먼과 샬리즈 세런의 레드카펫 행사가 진행됐다. 최고기온이 38도까지 치솟는 극심한 폭염 속에서도 <오디세이>를 향한 취재진과 관객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크리스토퍼 놀런과 에마 토머스 부부는 이 열풍을 극장 안에서 해소해달라는 듯 “오디세우스의 여정에 초대한다는 마음으로 엔터테이닝하게 만들었다. 재밌는 모험담으로 봐달라”라고 화답했다. 놀런과 세 번째 협업이자 주연 오디세우스로 분해 “커리어 최고의 경험”이자 “이렇게 열심히 한 적은 처음”이라며 지난 여정을 예찬한 맷 데이먼, “정적인 캐릭터를 연기할 기회가 흔치 않은데 기회를 얻어 마음을 열고 여신 칼립소의 인간성을 재해석했다”라고 현장을 회상한 샬리즈 세런 또한 매 이벤트에 진심으로 임하며 작품 홍보에 열중했다. 레드카펫 현장과 하루 앞서 진행된 <오디세이> 팀 기자회견 중에 나왔던 인상적인 이야기를 요약해 전한다.
<인셉션> 592만명, <다크 나이트 라이즈> 639만명, <인터스텔라> 1034만명…. 크리스토퍼 놀런은 한국에서 명실상부 흥행 감독이다. “한국의 ‘놀런 사랑’을 익히 알고 있다”라고 운을 뗀 그는 <테넷> 개봉 당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내한이 무산되었던 아쉬움을 토로하고 “한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의 관객들이 자신의 영화를 아껴주는 사실이 늘 놀랍고 경이로웠다”라며 이번 홍보 활동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의 넥타이엔 한글이 새겨져 있다.
“지난해에는 정말 많이 걸어다녔는데 이번 일정엔 그러지 못해 아쉽다.” 지난해 11월 샬리즈 세런은 자녀들과 서울을 찾아 쿠킹 스튜디오에서 ‘김밥 말기’를 체험한 영상을 SNS에 게재해 화제를 모았다. 내한 2회차 샬리즈 세런은 누구보다 한국 문화에 능숙했다. 포토월마다 연습한 ‘K하트’를 선보이는 동시에 “스킨케어에 관심이 많은데 내 피부가 좋은 건 다 한국 덕분”이라는 서비스 멘트까지 잊지 않고 덧붙였다.
맷 데이먼은 아내 루시아나 바로소와 두딸(지아, 스텔라)과 함께 레드카펫에 섰다. 이미 가족과 함께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찾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야구 경기를 관람했다는 소식이 보도된 후였다. <제이슨 본> 이후 10년 만에 한국을 찾은 그는 “마치 영화 7편을 동시에 찍는 듯 고됐다”라고 털어놓다가도 “자신의 인생이 어느 지점에 있느냐에 따라 영화가 다르게 울릴 것”이라며 작품을 향한 기대를 드높였다.
샬리즈 세런이 “아이 러브 유, 코리아“를 외치자 에마 토머스 얼굴에 일순간 우려가 지나갔다. 세런의 호응 유도만큼 반응을 이끌어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에마 토머스도 내한 도중 인상적인 순간을 여럿 남겼다. “놀런을 올리브영에 데려갔다. 그는 당황했지만 나는 즐거웠다”라며 농담을 건네다가도 영화를 설명할 때만큼은 “3천년 전의 이야기 속 사람들이 유대감을 맺는 방식은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호메로스의 서사시가 현대 관객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이유를 정확히 요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