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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문 닫는 멀티플렉스 재정 부족 예술영화관 - 잇따르는 극장 폐점 이유 및 대응책 분석

리뉴얼 후 재개관한 CGV여의도 전경.

<오디세이> 흥행과 함께 아이맥스상영관이 밤낮으로 붐빈 지난 8월, 간만의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채 문을 닫은 아이맥스관이 있다. 경기권에서 가장 큰 아이맥스 스크린을 자랑하던 CGV판교가 그곳이다. 지난 8월19일부로 영업을 마친 CGV판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 내에 있던 지점으로, 백화점과의 임대차 계약이 끝나 폐점했다고 한다. 이에 영화계는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익명을 요청한 제작자에 따르면 “CGV판교는 아이맥스관이 크게 자리 잡았을 뿐 아니라 개봉작 무대인사를 할 때면 꼭 들르던 주요 스폿이었다. 마찬가지로 대구 동성로에도 무대인사를 항상 가던 극장이 있었는데, 얼마 전 대구에 가보니 폐점했다”. 유동 인구가 많아 마케팅 계획을 수립할 때 우선시하던 극장들마저 운영을 접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이런 소식을 자주 접해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실제로 2026년에만 주요 멀티플렉스 극장 9개가 영업을 종료했고, 무기한 휴관 중인 곳도 여럿이다. CJ CGV는 총 4곳이 폐업했다. 지난 1월23일에는 경산점, 대구아카데미점, 시흥점이, 8월19일에는 판교점이 문을 닫았다. 그중 시흥점은 2023년 12월부터 임시 휴업하다가 2026년에서야 영업 종료를 결정했으며, 위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대구수성점의 경우 1월31일 영업 종료를 선언했으나, 지난 6월 전 좌석을 리클라이너로 교체하는 등 리뉴얼 후 재개관해 다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여의도점 또한 3개월간의 리뉴얼 후 7월 재개관을 택했다. 여의도점은 올 하반기 내로 세계 최초 3면 LED로 구현된 스크린X관을 추가 오픈해 총 7개관, 713석 규모를 갖출 계획이라고도 한다.

한편 롯데시네마는 3곳이 폐업했다. 안양역 내 위치했던 안양점이 1월 폐점한 데 이어 부평점과 합정점도 8월부로 불을 꺼야 했다. 롯데시네마는 합정점의 영업 종료 소식을 알리며 관객들에게 “인근 관인 롯데시네마 홍대입구관 이용을 부탁드린다”고 안내했지만, 홍대입구점은 2028년 5월 임대차 계약 만료 예정으로, 일찌감치 매각 절차를 밟았다. 부산의 프리미엄 해운대점은 2025년 11월부로 휴관 중이다. 메가박스도 지난 5월 창동점이 문을 닫았고, 10월에는 동대문점이 그 뒤를 잇는다. 동대문점은 9월30일까지만 상영할 것을 예고했다. 픽처하우스점, 수원호매실점, 청라지젤점이 무기한 휴업 중인 와중에 영종점은 메가박스 이름표를 떼고 지난 7월부터 영종시네마라는 새 간판을 달았다.

멀티플렉스의 잇단 폐점은 2024년부터 진행되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매해 발표하는 전국 극장 현황에 따르면 2019년 513개에 달하던 극장 수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474개로 급감했으나 2021년 542개, 2022년 561개, 2023년 573개로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2024년 570개였던 극장 수는 2025년 547개로 줄며 4%가량 감소했다. 이때 스크린 수는 3154개에서 3296개로, 좌석 수는 40만7056개에서 43만7975개로 줄었다. 좌석 수로 따지면 7%가량이 줄어든 것이다. 특수 목적의 비상설 시설 및 자동차극장은 집계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지난 3월 국내 부동산 시장을 조사하는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의 최규정 선임 연구원은 ‘2026년 영화관 마켓 리포트’에 “멀티플렉스 폐관은 2014년과 2017~18년에 집중된 이후, 팬데믹 충격으로 수익성이 약화된 점포들이 누적되며 2024~25년에 폐관이 압도적으로 확대되었다”고 추이를 분석했다. “특히 2024년에는 메가박스, 2025년에는 CGV를 중심으로 폐관이 다수 이루어졌으며, 각사가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선별적으로 정리하는 구조조정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영화관의 대항마로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산업이 급성장한 것, 국내 공연 및 뮤지컬 티켓 판매액이 늘어난 것도 짚었다. “영화관 티켓 가격이 1만5천원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가격에 대한 저항이 높아진 상황에서, 약간의 추가 금액을 지불하고 연극·뮤지컬 등 공연 장르를 선택하는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국내 공연 시장의 티켓 예매 수는 팬데믹 이전 대비 약 2배 증가했으며, 티켓 판매액은 약 4배 확대되어 대중의 문화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연도별 관람객 추이, 프로 스포츠 관중 추이도 비교군으로 등장했다. 영화관의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특수관 도입이나 리클라이너 좌석 확대뿐 아니라 극장의 수익모델을 다각화할 수 있는 길이 요구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CGV가 지난해 극장 인프라 개선 프로젝트를 거치며 전국 18개 극장의 70개 상영관 좌석을 리클라이너로 교체하고, 사용하지 않는 일부 상영관을 개조해 실내 클라이밍짐 피커스(PEAKERS)를 오픈하거나 롯데시네마가 체험형 전시실을 겸하는 것이 그 예다.

수익모델을 늘리기 어려운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공지한 2026년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 지원총액은 각각 8억5500만원으로 지원관 수는 전국 10개 내외다. 2019년 62025년 전국 4대 멀티플렉스 체인 현황억8400만원으로 전국 7개 내외를 지원한 것에 비하면 지원금과 지원관 수 모두 늘었지만, 2020년과 2021년 각각 13억2천만원으로 전국 25개관을 지원한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8억5500만원의 지원금은 2022년부터 5년째 동결이다. 지자체와의 갈등도 상황을 악화시킨다.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을 운영하는 강릉씨네마떼끄는 지난 8월 강릉시의회 예산심의 과정을 규탄하는 입장문을 꺼냈다. “2026년 전체 추경예산 1973억원 중 최종 삭감된 금액 1억원은 모두 영상·영화문화 관련 예산으로, 정동진독립영화제와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예산 5천만원, 강릉영화문화미디어센터 설립 추진 비용 5천만원”이라고 설명한 강릉씨네마떼끄는 “정동진독립영화제와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의 지역적·문화적 역할과 공공적 가치를 살피기보다 자립 가능성·수익성·관광객 유입 효과 등 경제적 효과 중심으로 사업을 평가하는 모습”에 우려를 표한 것이다. 앞서 한국독립영회협회도 지역영화문화 예산을 배제한 2026년도 국회 예산안을 지적하는 성명문을 발표한 바 있다. 멀티플렉스는 새 단장을 하거나 문을 닫아버리고, 독립예술영화관은 재정 부족으로 프로그램 축소가 불가피하다. 질서를 재편해야 하는 극장들도, 친근한 장소를 잃어가는 관객들도 당분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티켓 부스를 서성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