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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1]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3, '부산, 감독: 윤종빈' <군도: 민란의 시대> 아홉산숲의 매력

<군도: 민란의 시대>(2013, 이하 <군도>)는 백성을 착취하는 양반과 탐관오리들을 혼쭐내는 의적 떼 군도의 활약을 그린 액션 사극이다. 서부극과 무협 드라마의 장르적 매력을 결합한 이 작품은 <용서받지 못한 자>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에 이은 윤종빈 감독의 네 번째 장편영화다. 만화적 상상력과 호방한 기운을 앞세운 연출, 도적과 양반으로 만난 하정우와 강동원의 대결이 <군도>의 재미와 볼거리를 보장한다. 윤종빈 감독은 액션영화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멋모르고 덤빈 작품”이라면서도, 새로운 도전을 통해 “가능과 불가능의 영역을 공부하게 해준 작품”이라고 <군도>를 회상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는 대나무 숲 액션신은 부산 아홉산숲에서 촬영했고,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에는 조대감집 창고와 헛간 등 사극 세트를 지어 촬영했다. 제작부장으로 참여한 김종민 피디는 <군도>가 “조선시대의 특정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궁궐이 단 한번도 나오지 않는, 민초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판타지 드라마”이며, “시대 고증과 판타지 활극이라는 장르 사이에서 접점을 찾고자 모든 스태프들이 노력한 작품”이라 말했다. 김종민 피디와 윤종빈 감독의 이야기를 통해 <군도>의 부산 촬영 현장과 그곳에서 만들어진 영화의 세계를 다시 살펴본다.

백성들의 피폐한 삶엔 무관심한 탐관오리와 양반들의 실태를 보여주는 영화의 도입부다. 나주 목사의 회갑연을 맞아 귀한 상아를 선물로 바치는 풍양 조씨 가문의 적통 조서인(이다윗)이 이곳에서 변을 당하면서 서자 조윤(강동원)의 비극도 시작된다.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에 나주목사 회갑연장 세트를 지어 찍었다.

회갑연장은 조윤이 무예를 연마하는 ‘훈련원’으로도 사용되었다. 김종민 피디는 “효율적인 예산 운영을 위해 연회장을 실내 훈련원으로 변형시켰다”고 설명했다. 조윤의 출중한 무예 실력을 증명하는 장면으로, 강동원은 촬영 전날 부산에 내려와 무술팀과 합을 맞췄다고 한다. 김종민 피디는 “열정적으로 액션 연습을 하던 강동원 배우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에 지은 나주목사 집무실 세트. 새로 부임한 나주목사, 토포사, 조윤이 만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다. 큰 갓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강동원의 미모(!)는 <군도>를 더욱 만화적으로 만든다. 윤종빈 감독은 “<군도>를 시작하게 된 배경에는 강동원이라는 배우가 있었다”며 “이명세 감독의 <형사 Duelist>를 보고 언젠가 강동원 배우와 함께 액션영화를 찍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액션신에서의 독보적 실루엣을 살리려면 대역을 쓸 수 없었던 점이라고.

조대감집 창고와 헛간 역시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에 마련됐다. 조윤은 자신의 땅을 소작농들에게 빌려주며 인심 쓰는 척 고리대금을 뜯어가는 방식으로 소작농들을 노비로 만든다. 그들의 몸에 인두를 새기는 조윤의 악랄함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도치(하정우)와 군도 무리는 그런 조윤의 재물을 털기 위해 곡식 창고에서 작전을 펼친다. 세트 촬영이 많은 사극의 경우 미술과 분장의 힘은 절대적이다.

조윤에게 가족을 잃고 가슴에 복수를 품은 도치는 백정 시절 사용하던 푸주칼 두 자루로 대나무 숲에서 무예를 연마한다. 도치와 조윤의 결전도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영화의 주요 공간인 대나무 숲은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아홉산숲에서 촬영했다. 윤종빈 감독은 키 크고 대가 굵은 대나무들이 촘촘히 심어져 있는 대나무 숲을 원했고, 능력 좋은 제작부는 이제껏 촬영이 이루어진 적 없었던 사유지 아홉산숲에서의 촬영 허락을 얻어냈다.

“아홉산숲은 사유지인 관계로 장비 진입로와 같은 촬영 여건이 제대로 갖춰진 공간이 아니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아직 관광지로도 사람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공간이라 원시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오히려 그 점 때문에 사극 촬영에는 더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김종민 피디의 말처럼, 아홉산숲은 촬영지로서 매력적인 장소였고, 대나무 숲액션신 외에 다른 장면도 추가 촬영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리하여 군도 일행이 조공 행렬을 습격하는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조공 행렬 습격 장면의 계절적 배경이 겨울이라 눈 세팅을 해야 했는데, 그 때문에 애를 많이 먹은 건 덤이다.”(김종민 피디)

사진제공 영화사월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