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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할 거면 제대로, 이왕이면 남다르게 - <베팅맨> 이샛별 감독

이샛별 감독이 <베팅맨>을 맡게 된 과정을 설명하려면 그가 ‘중국 숏드라마 시장이 자국 영화시장의 70% 이상 규모로 성장했다’는 기사를 접했던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년 가까이 작가로 참여했던 시리즈의 진행이 막막해진 상황에서 기사는 한국 숏드라마 시장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졌고, 추진력 있는 그는 키다리스튜디오의 문을 두드렸다. 숏드라마 입문작으로 쓴 <야화첩>의 각본이 좋은 평가를 받으며 연출 제안을 받았고, 여러 IP 가운데 <베팅맨>을 선택했다. <베팅맨>은 투시 능력을 지닌 대학생 진구(정준환)가 돈과 사랑을 되찾기 위해 도박판에 뛰어드는 이야기다. “숏드라마에서도 파격적인 소재와 장르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미숙한 인물들이 한치 앞도 모른 채 살아가는 나와 닮아 공감이 가기도 했다. 각자의 아픔을 지닌 인물들이 관계를 맺으며 위로받고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고 싶었다.” 이샛별 감독은 원작보다 “좀더 친근하고 유쾌해진” 주인공을 중심으로 대본을 완성했다. 세로 화면 안에서도 공간을 통한 분위기를 구축하기 위해 로케이션에도 공을 들였다. “층고가 높고 기둥처럼 수직 구조물이 있는 장소를 도박장으로 선택했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오브제와 조명도 적극 활용했다. 프레임 안에 깊이감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세로 화면에서만 가능한 숏이 무엇인가를 스태프들과 치열하게 고민하며 발품을 팔았다.” 클로즈업이 많다는 형식적 특징에 적응하기 위해 배우들과도 충분한 준비 시간을 가졌다. “화면 가득 얼굴이 잡히니 감정이 훨씬 투명하고 직설적으로 드러나더라. 그만큼 시청자가 인물에 이입하기 쉽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한신 한신을 찍었다.”

현재 이샛별 감독은 “역동성과 연결감”을 키워드로 편집실에서 막바지 후반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진구와 팀원들의 우정이 쌓이고 도박판의 규모가 확장되는 분명한 서사가 있는 만큼 시청자가 빠른 전개 속에서도 이를 놓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긴장감을 책임질 음악을 친오빠가 맡으면서 <베팅맨>은 그에게 더욱 각별한 작품이 될 예정이다. 그는 숏드라마를 “비교적 유연한 생태계”라고 설명하며 도전을 권했다. “관습과 선입견을 깨고 새로운 걸 원하는 창작자에게 열려 있다. 사람과 시도가 쌓인다면 한국에서도 숏드라마 시장이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7회차라는 짧은 기간 속에서도 동료들의 지지로 “후회 없이 찍었다”고 말하는 이샛별 감독이 하고 싶은 건 무궁무진하다. 우선은 “근현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다. “거시적인 흐름 속에서 아픔과 성장을 겪는 한 개인의 삶을 그리고 싶다.” “어린 세대를 위한 오리지널 스토리를 만들고 싶다”는 원대한 꿈도 있다. “요즘은 프랜차이즈 작품이 많다 보니 평생 품고 갈 수 있는 원형적인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갈증을 채울 만한 좋은 이야기를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