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기점 삼아 영화계에 진출한 감독 네명의 대표적인 유튜브 콘텐츠를 소개한다. <옵세션>의 커리 바커부터, <백룸>의 케인 파슨스 등이다. 디지털네이티브 세대의 이 크리에이터들은 본인들의 재능을 만천하에 공개하기를 꺼리지 않았다. 그 결과 게임, 단편영화, 장편영화, 스케치 코미디 등의 다양한 유튜브 콘텐츠로 인기를 얻고, 스토리텔링과 기획의 역량을 증명했다. 본문에 적힌 구독자, 조회수는 8월19일 기준의 수치다.
that’s a bad idea
<THE CHAIR>(Award Winning Horror Short Film Directed by Curry Barker)
조회수 1187만회 / 2023년 3월24일
커리 바커 감독의 유튜브 채널 <that‘s a bad idea>엔 10분 안쪽의 가벼운 코미디 영상도 많지만, 정통 호러 무비의 품격을 보이는 영화들이 종종 포진해 있다. 그중에서도 커리 바커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옵세션>의 실질적 전작으로 평가받게 된 작품이 바로 <THE CHAIR>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의자의 불길함이 극을 감싸고, 그 의자에 홀린 듯한 남자가 모종의 강박과 혼란에 빠지게 되는 내용이다. 24분의 재생 길이 속에서 짜임새 있는 플롯을 구사한다. 통상적 유튜브 콘텐츠와 달리 대중영화의 문법과 품질에 가까운 작품이다. 2024년에는 첫 장편영화 <MILK & SERIAL>(Found Footage Horror Film Directed by Curry Barker)를 만들었는데, 영화 배급사를 마땅히 구하지 못해 유튜브에 업로드했다. 유튜브가 새 시대 영화감독들의 주요 플랫폼임을 입증하는 사례다.
Markiplier
마크 피슈바크 / 3890만명
<IRON LUNG>/ 조회수 1742만회 / 2022년 5월20일
마크 피슈바크는 게임 플레이 영상을 주로 올리는 크리에이터다. 영화 <아이언 렁> 역시 그가 동명의 원작 게임 <아이언 렁>을 플레이한 46분의 영상에서부터 시작했다. 영화 <아이언 렁>이 원작에 비해 너무 심심하다는 북미 현지의 평가가 있기도 하지만, 마크 피슈바크의 게임 플레이 영상을 직접 보면 싱크로율이 꽤 괜찮다. 폐쇄된 곳에서 침잠하는 플레이어의 심상이 잘 느껴진다. 사실 마크 피슈바크의 인기 콘텐츠는 게임 <프레디의 피자가게> 시리즈의 플레이 영상이다. 최근 블룸하우스가 영화화한 그 원작 게임이다. 영화감독 마크 피슈바크의 꿈을 엿볼 수 있는 영상도 있다. 13년 전의 ‘The Fall of Slender Man’은 당시 인터넷에서 공포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슬렌더맨을 희화화한 6분짜리 단편영화 포맷이다.
RackaRacka
<톡 투 미> <브링 허 백> 필리포 형제 / 구독자 697만명
‘Ronald McDonald Playground Slaughter!’
조회수 2961만회 / 2015년 9월27일
대니 필리포, 마이클 필리포 형제는 유튜브 채널 <RackaRacka>에서 ‘필리포 형제’로 이름을 떨쳤던 이들이다. 채널의 대표작은 ‘로널드 맥도널드(Ronald McDonald) 시리즈’다. 맥도널드의 대표적 마스코트였던 로널드 맥도널드를 기괴하고 잔인한 캐릭터로 변주하면서, 2010년대 초중반 큰 인기를 끌었다. 인터넷 유저라면 한번쯤 겪어봤을 ‘광대 공포증’의 주요 발원지인 셈이다. 그중에서도 청소년관람불가 콘텐츠로 지정된 ‘Ronald McDonald Playground Slaughter!’는 무척이나 잔혹하다. 로널드 맥도널드가 슬래셔 고어 무비의 악당으로 등장하여 말 그대로 놀이터 곳곳을 피 칠갑한다. 심약자는 관람을 주의할 것. 아, 광대 하면 떠오르는 호러 무비 <그것>(2017)을 선제적으로 패러디하기도 했다. ‘It - McDonald's Edition’이라는 제목인데 <그것>의 페니와이즈를 로널드 맥도널드로 바꿔치기한 내용이다.
Kane Pixels
‘The Backrooms(Found Footage)’
조회수 9310만회 / 2005년생 소년 유튜버 케인 파슨스의 발상이 할리우드까지 움직였다면 믿을 것인가. 그 시초는 역시 2022년 업로드된 영상 ‘The Backrooms (Found Footage)’이다. 으레 ‘리미널 스페이스’라 불리는 무인 공간, 불쾌함을 자아내는 틈, 산업화한 도시 어딘가의 빈 곳을 적극 활용했다. 1996년 9월23일 노란색으로 둘러싸인 건물 내부를 배회하는 한 남자의 1인칭 영상이며, 이는 영화 <백룸>에도 이식됐다. 마침, 이 기사를 쓰는 8월18일에 케인 파슨스가 고향으로 돌아왔다. ‘Backrooms-Everything Must Go’라는 제목의 콘텐츠를 채널에 업로드한 것이다! <백룸> 세계관을 더 넓혀 다룬 이 16분짜리 영상엔 그의 복귀를 환영하는 환호의 댓글이 가득하다. 추가로, 국내에서는 케인 파슨스가 만든 <진격의 거인> 실사화 영상이 클립으로 떠돌며 화제를 부르기도 했다. ‘Attack on Titan//Historical Footage’, ‘Attack on Titan - The Ending Animated’ 등의 제목인데, 본 영상만으로도 완결성을 지니는 작품이니 감상을 권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