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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히스토릭 호러의 정의란 무엇인가 - <물랭> 라슬로 네메시 감독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역사는 어떻게 공포가 되는가. 1940년대 초, 나치 점령하의 프랑스.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물랭>은 프랑스 레지스탕스 조직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 비밀리에 활동 중인 장 물랭의 이야기를 공포스럽고 미스터리하게 풀어헤친다. 배신과 음모로 인해 결국 리옹에서 체포된 그는 도살자로 불리는 클라우스 바비(라르스 아이딩거)로부터 감금 및 고문을 당하고, 동료와 조직의 정보를 넘기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다. <물랭>은 후반부 다소 폭력적인 전개를 내세우지만, 초반까지만 해도 세밀하게 구상된 클라우스 바비와의 심리전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히스토릭 호러인 <물랭>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라슬로 네메시 감독은 ‘몰락‘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말한다. “연출자 자리에 나를 떠올려준 제작자와 각본가는 프랑스 레지스탕스 영웅 장 물랭의 전기영화보다는 그의 몰락과 하강을 보여주는 리드미컬한 영화를 원했다. 솔직히 말해 나는 늘 프랑스 레지스탕스를 다루고 싶다고 생각했다. 프랑스에서 지나치게 낭만화된 그 개념과 이미지를 객관적으로 끄집어내고 싶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몫은 단연 장 물랭과 클라우스 바비 사이에 놓인 화학작용이다. 진실을 추격하고 피하는 이들 사이의 스릴러적 술래잡기를 어떻게 그리고자 했을까. “대본은 장 물랭과 클라우스 바비 사이의 핵심적인 대립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나는 그 전개가 아주 천천히, 점진적으로 드러나길 바랐다. 클라우스에게 장이 저항군인지 아닌지가 드러나는 과정을 아주 서서히 보여주고자 했다. 마치 고양이가 쥐를 사냥하듯이. 고양이가 쥐를 갖고 노는 것처럼. 여기에는 히스토릭 호러로서 심리적 측면뿐만 아니라 물리적 은유도 있다. 두 남자는 인간의 본성 중에서도 핵심적인 부분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파괴와 자멸. 일부는 인간의 아주 훌륭한 모습이면서도 우리를 힘들게 하는 부분이다.”

여기까지 오면 현실적인 그릇 안에서 영화를 비추고 싶은 마음이 생겨난다. 실제로 극우의 적극적인 선동 운동이 있는가 하면, 극우화를 반대하는 시위도 세계적 물결처럼 흐르고 있다. <물랭>은 어떤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까. “인류 역사는 순환 과정 안에 있다. 인터넷 덕분에 우리는 아주 작은 나라의 사소한 일까지 알게 됐지만 때로는 그 세부사항만 보느라 큰 그림을 놓치기도 한다. 영화는 끊임없이 뉴스 피드를 읽는 것과는 다른 방식의 흥미로운 결과를 만들어낸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가 예술을 경험해봐야 한다고 믿는다. 인터넷에서 우리가 후천적으로 투사하는 것을 그만 덜어내고, 예술을 통해 스스로 사유하고 자립하는 경험을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물랭>의 무드가 두렵고 무서운 것은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고, 자신의 사회적 폭력이 진심으로 선의라고 믿는 인물 때문이다. 진정한 예술은 좋고 나쁨을 가르는 이원성과 화해하면서도 그 안에서 공존하며 건강하게 싸우도록 만든다. 이것이 내 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