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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BEST 10 <이 사랑 통역 되나요?> - 당신의 언어가 들릴 때까지

넷플릭스 코리아는 그동안 자막과 더빙을 통해 세계 각국의 작품을 언어의 장벽 없이 만날 수 있도록 해왔다. 그만큼 언어를 중요하게 다뤄온 넷플릭스 코리아가 10주년을 맞은 2026년, 시리즈 <이 사랑 통역 되나요?>를 통해 언어에 관한 깊은 메시지를 전했다. 사람은 “각자의 언어”를 가지고 있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 서로의 언어를 배워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작품의 남녀 주인공인 다중언어 통역사 주호진(김선호)과 배우 차무희(고윤정)는 “직선과 곡선”(홍정은, 홍미란 작가)만큼이나 다른 언어를 쓴다. 호진이 명료하게 말한다면 무희는 돌려 말한다. 그래서 호진은 본심을 알 수 없는 무희가 어렵고, 무희는 정곡을 찌르는 호진에게 종종 상처받는다. 성격도 천지차이다. 호진이 계획적이고 차분하다면 무희는 즉흥적이고 불같다. 모든 것이 다른 두 사람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서로를 알아갈 의지가 있다는 것이다.

로맨스 드라마 <이 사랑 통역 되나요?>는 운명 같은 우연이라는 장치를 빌려 두 주인공을 끊임없이 만나게 하고, 대화하게 한다. 일본의 라멘집, 서울의 퇴근길, 이탈리아 촬영지 등 세계 곳곳에서 이들이 주고받는 말들은 순탄하지 않다. 툭 던진 한마디가 싸움으로 번지고, 진심을 충분히 전했다고 생각한 순간에도 오해가 생기기 일쑤다. 어느 날 호진은 정말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한다. “저, 그 사람이 하는 말을 못 알아듣는 것 같아요. 호의로 알아듣고 다가갔는데 아니라고 밀려났습니다. 거절로 알아듣고 피해줬더니 굳이 집까지 찾아와서 저러는 게,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반복학습의 효과는 차츰 드러난다. 호진은 무희가 느끼는 버려짐의 불안과 자기혐오가 무엇인지 알게 되고, 무희는 호진이 깊은 관계를 맺는 걸 두려워하는 이유를 알게 되면서 둘은 가까워진다. 이 시리즈는 두 사람의 포기하지 않는 관계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에게 말한다. 어긋날지라도 다시 돌아오고, 끊어지더라도 이어 붙이면서 대화를 시도하라는 것이다.

이왕이면 그 대화는 얼굴을 마주 보고 나누라고 작품은 부드럽게 강조한다. 3화에 이런 장면이 있다. 글로벌 연애 예능프로그램 ‘로맨틱 트립’에 출연하게 된 무희는 호진에게 프로그램의 통역사가 되어달라고 부탁한다. 설득 과정에서 무희는 촬영지인 캐나다에서 오로라를 볼 수 있다며 춤추듯 오로라의 반짝임을 표현하고, 장화 신은 고양이 같은 간절한 표정을 짓는다. 직전까지 요지부동이던 호진은 무희가 애쓰는 모습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하고 결국 함께 가기로 약속한다. 만약 문자나 전화였다면 무희는 호진을 설득할 수 있었을까. 이 시리즈는 이렇듯 나란히 걷고, 마주 보고 서서 오해를 풀고 진심을 확인하는 순간을 빈번하게 보여준다. 혼자서 끙끙 앓던 관계에 대한 고민도 직접 만나 이야기하다 보면 의외로 금세 풀릴지 모르니, 용기를 내보라고 응원하는 듯하다.

삼각관계의 한축인 일본 배우 히로(후쿠시 소타)를 통해 이 작품에서 발견한 의미는 선명해진다. 히로는 자신이 호감을 느끼는 무희와 언어장벽이 있다고 해서 그녀를 향한 관심을 거두지 않는다. 대신 함께 출연한 ‘로맨틱 트립’ 에서 무희의 기분과 표정을 세심히 살피고, 무희가 툭툭 던지는 영어 단어에 어떤 뜻이 담겼는지 파악하려 애쓴다. 그래서 때로는 무희가 호진보다 히로와 이야기할 때 더 편안하고 잘 통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히로처럼 상대를 알기 위해 노력한다면 당신도 대화의 고수가 될 수 있다고 작품은 슬쩍 윙크를 보낸다. 거절당할까 봐 관계 맺기를 두려워하고, AI에 물어 상대의 마음을 가늠해보는 게 갈수록 자연스러워지는 시대다. 넷플릭스 코리아는 지난 1월 <이 사랑 통역 되나요?>를 선보이며 2026년을 이렇게 살아보라고 제안하는 건지도 모른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처음부터 말이 잘 통할 리 없다고. 부끄러움과 실패와 불안을 견디면서도 상대를 알고 싶다는 마음을 놓지 말라고. 그러다보면 주인공들처럼 서로의 언어가 들리는 순간이 분명 찾아올 것이라고. <이 사랑 통역 되나요?>를 보고 사랑하고 싶어졌다면, 어쩌면 그건 누군가와 제대로 대화하고 싶어졌다는 뜻일 것이다.

사진제공 넷플릭스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