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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BEST 10 <D.P.> - 두개의 물음표

2014년 군복무 중인 준호(정해인)는 능력을 인정받아 D.P.(군무이탈체포조)에 들어가고 이후 호열(구교환)과 한 팀이 된다. 말수가 적은 준호, 능청스럽고 즉흥적인 호열 콤비를 따라 탈영병을 좇다 보면 탈영은 단순한 일탈을 넘어 폭력과 가혹 행위 등 군대 내 문제를 개인이 도저히 견디지 못한 결과라는 걸 알 수 있다. 때문에 추격극임에도 탈영병을 체포하는 일이 마냥 통쾌한 해결책으로 제시되지 않는다. 오히려 누군가를 붙잡아 군대로 돌려보내는 일만이 상황을 종결지을 유일한 방법인지 의문을 남긴다.

질문1. 왜 탈영할 수밖에 없었나

<D.P.>의 두 시즌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를 확장한다. 먼저 시즌1에서 준호와 호열은 부대를 떠난 병사를 만나고, 탈영병 각자의 사연은 군대라는 폐쇄적 공간에서 개인이 얼마나 쉽게 고립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시즌1에서 이를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인물이 조석봉(조현철) 일병이다. 만화를 좋아하고 후임들에게 친절했던 석봉은 황장수(신승호)를 비롯한 선임들의 지속적인 폭력과 모욕에 시달리며 점차 무너진다. 결국 참아왔던 분노가 폭발하면서 석봉은 탈영을 감행하고, 자신을 괴롭혔던 장수에게 복수하기로 결심한다. 이때 준호와 호열의 추적은 석봉을 체포할 목적보다 그가 더 큰 비극에 이르지 않도록 막으려는 필사적인 시도로 확장된다.

<D.P.> 시즌1은 인기와 더불어 사회에 여러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작품이 공개된 뒤 군대 내 폭력과 가혹 행위를 둘러싼 논의가 활발해졌고 온라인에서는 자신의 군복무 경험을 공유하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특히 극 중 인물들이 겪는 트라우마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관한 관심으로도 연결됐다. <D.P.>가 공개됐을 무렵 서욱 당시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서 이 시리즈가 “군이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을 찾아볼 수 있는 새로운 계기”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군대는 인간관계와 갈등, 피해자와 가해자가 존재하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며 “군대가 어느 정도 개선됐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 시리즈가 군 폭력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이를 기억하게 하는 역할”을 담당했다는 것이다. 폭력의 피해를 기억하고, 그 경험을 공유한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 <D.P.> 시즌2 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질문2. 남겨진 이들의 역할과 책임은 무엇인가

<D.P.> 시즌2는 조석봉 사건 직후부터 이야기를 이어간다. 석봉의 친구이자 지속적인 괴롭힘에 시달려온 김루리(문상훈)가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키며 또 다른 비극이 시작된 탓이다. 김루리의 경우 조석봉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가 저지른 행위를 옹호할 순 없으나 총기 난사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김루리를 제대로 설득할 기회는 없었는지, 주변의 방관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돌아보게 한다. 한편 군대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받지 못한 장성민(배나라)은 ‘니나’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오르고, 한국을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한다. 그에게 군대로 복귀하는 것은 어렵게 되찾은 자유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준호와 호열은 니나를 추적하면서도 임무를 수행하는 것과 눈앞의 한 개인을 존중하는 일 사이에서 갈등한다. 이 에피소드 역시 탈영병을 붙잡는 일이 반드시 최선의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시리즈의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시즌1이 탈영병 개개인의 사연에 초점을 맞췄다면, 시즌2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선택과 책임으로 시야를 넓힌다. 김루리 사건을 비롯해 군복무 중 발생한 비극들을 되짚는 과정에서 준호와 호열은 자신들이 맡은 임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있을까. 잘못된 상황을 목격했을 때 개인은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까. 준호는 자신이 알게 된 진실을 외면하지 않기 위해 군이 숨겨온 증거를 외부에 알리려 하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군무이탈을 감행한다. 탈영병을 추적하던 인물이 오히려 추적의 대상이 된다는 역설적 전개는 시즌2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시즌2 후반부에서 박범구(김성균) 역시 중요한 선택을 내린다. 그또한 자신이 속한 조직과 부하들을 지켜야 하는 위치에서 갈등하다가 결국 진실을 밝히는 데 힘을 보탠다.

<D.P.> 시즌2의 등장인물들이 고민하는 책임의 문제는 단순히 잘못한 사람을 찾아 처벌하는 인과에 머무르지 않는다. 자신이 무엇을 알고 있으며 어떤 순간에 침묵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돌아보는 일까지 포함한다. ‘왜 탈영할 수밖에 없었는가’라는 시즌1의 질문을 시즌2에서 ‘그들의 사정을 알게 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나아가며 비극을 목격하고 이해한 우리가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묻는다.

사진제공 넷플릭스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