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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는 친구를 넘어 가족이 되었다” - <토이 스토리 5> 배우 톰 행크스, 팀 앨런, 조앤 큐잭, 그레타 리 화상 기자회견

톰 행크스, 팀 앨런, 조앤 큐잭, 그레타 리(왼쪽부터).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 톰 행크스, 팀 앨런, 조앤 큐잭, 세 배우는 오랜 시간 <토이 스토리>시리즈의 일원으로 함께했다. 5편에 합류한 소감이 궁금하다.

조앤 큐잭 그저 좋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함께라서 특히 좋다. 내 인생 최고의 배역 중 하나가 제시라서 그런지 마치 고향에 돌아온 듯한 기분이 든다.

팀 앨런 1편을 작업할 때만 해도 픽사 스튜디오는 이 건물 저편에 있었는데, 지금 거대한 신형 빌딩에서 화면을 통해 한국 기자들을 만나니 5편에 걸쳐 이어진 작품의 규모가 실감난다. 당시 디즈니에서 이 소규모 애니메이션을 시사하며 모두와 처음 만났는데, 어느덧 우리는 친구를 넘어 가족이 되었다.

톰 행크스 <토이 스토리>가 제작에 착수한 1991년부터 이 작품이 연작으로 이어지길 바랐다. 이번 작품 역시 반갑다.

- 반면 그레타 리는 <토이 스토리 5>를 통해 시리즈의 새로운 가족이 됐는데.

그레타 리 (한국어로) 여러분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진짜 꿈 같아요. 지금 이 멋있는 배우들이랑 있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기뻐요. 기대해주세요.

- 톰 행크스는 우디로만 30년이 넘는 시간을 살지 않았나. 1편이 나올 당시 어린이였던 관객이 부모가 돼 아이와 함께 극장을 찾을 만한 시간이 그새 흘렀다.

톰 행크스 우디가 1편부터 정말 많은 일들을 겪지 않았나. 앤디의 장난감 무리에서 권위를 지닌 리더 격의 존재라 한때는 기강도 잡았다. 4편 이후 그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유기된 장난감 구조에 앞장서지만, 여전히 핵심 멤버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지킨다. 앤디에게, 보니에게 기쁨을 주는 일이 제1의 목표였던 우디와 친구들은 이제 제시를 돕기 위해 새로운 여정에 나선다. 사실 내가 모든 장난감 중에서 우디를 가장 좋아하는 편인데(웃음) 그가 천과 솜 같은 유기적 소재로 만들어져서이다. 그래서 이번 영화에 드러나듯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낡아가는 흔적이 보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우디를 조심히 다루며 놀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험하게 다루어도 된다. 우디는 카우보이라 뭐든 견딜 수 있다. (웃음) 그는 지난 30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노련한 베테랑이다. 아마 자신이 그간 배운 모든 교훈을 깊이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이전보다 훨씬 큰 책임감을 새기며 녹음실로 들어갔다.

- 버즈는 혼란 속에서도 언제나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는 인물이다. <토이 스토리 5>에서 관객이 감지할 수 있는 버즈의 변화가 있나.

팀 앨런 와! 톰 행크스가 아니라 나에게 질문해줘서 고맙다. (일동 웃음)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관객을 위해 너무 많은 정보를 누설하고 싶진 않지만, 5편에 이르면 버즈가 자기 감정을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제시를 향한 연정으로 계속 뚝딱대는, 기존과 아주 다른 버즈 라이트이어를 만날 수 있다. 이번 영화엔 ‘버즈 라이트이어 군단’이 등장하고, 내가 수많은 버즈들의 목소리를 일일이 녹음했다. 나는 펌웨어 업데이트를 좋아하는데, 신형 버즈 라이트이어는 기술력이 남달라 질투마저 나더라. 녹음 과정이 내내 축제 같았다. 버즈‘들’ 사이를 오가며 계속 새로운 아이디어를 쏟아냈으니까. 다른 캐릭터들이 서로에게 할 법한 대사를 애드리브로 던지기도 했고, 그중 일부는 전체관람가 영화에 차마 사용하지 못할 수위로 채웠다. (기자회견일 기준)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는데, 내 분량이 잘려나갔다면 화가 많이 날지도 모르겠다. (웃음)

- 릴리패드는 단순한 악역이라기보다 동시대 어린이들의 일면을 상징하는 존재로 비친다. 무엇을 염두에 둔 채 캐릭터에 접근했나.

그레타 리 인간이 아닌 전자기기를 어떻게 의인화해 연기해야 할지 막막했다. 심지어 이 대배우들 사이에서 말이다! 그런데 앤드루 스탠턴, 매케나 해리스 두 감독이 릴리패드의 인간적 속성에 집중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디렉션을 건넸다. 덕분에 기술과 기기가 내 실제 삶에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돌아봤다. 현실에서 두 아들을 키우다 보니 기술의 도입에 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기술의 영향력은 얽히고설킨 혼란의 거미줄과 같다. 양육자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아이들의 유년기를 어떻게 만들어주어야 할지 답이 없다. 비단 지금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인 나를 돌아봐도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 그래서 릴리패드를 연기하며 거듭 삶을 성찰했다. 영화 속 장난감들이 동네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숏을 좋아한다. 그 모습이 마치 좀비 아포칼립스 같기 때문이다. 고요하고 어두우며 바깥엔 누구도 돌아다니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각 가정집 안으로 카메라가 줌인해 들어가서야 알게 된다. 모두가 소파에 구부정하게 앉아 스크린만 쳐다본다. 이건 기술이 좋으냐, 나쁘냐의 차원을 뛰어넘는 이야기다. 지금 벌어지는 일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우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느냐는 질문이 릴리패드를 통해 제시된다. 목소리 연기가 낯설다 보니 현장에서 동료들에게 도움을 구하고 싶었다. 그런데 배우들이 개별 부스에서 각자 녹음하더라. 아무도 나에게 톰 행크스의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고! 톰과 브런치라도 먹었으면 좋으련만. (웃음) 모두 각자의 캐릭터의 영혼을 표현하고자 애썼다고 믿는다.

- 이번 5편의 명백한 주인공은 제시다. 보니(스칼릿 스피어스)와 스스로의 삶을 향해 나아가는 제시의 내러티브를 통해 전하고 싶은 바가 있다면.

조앤 큐잭 이번 영화를 보면 제시의 여정과 그에 수반되는 아픔이 정말 아름답게 그려진다. 성장해가는 아이들을 차츰 마음에서 떠나보내야 하는 부모의 마음에도, 전자기기에 빠져 제대로 놀 기회를 잃어버린 아이들의 상황에도 모두 이입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속 제시는 그런 아이들을 위한 대변인이다. 아이들이 좋은 친구들과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말한다. 영화로 구현하기엔 까다로운 메시지인데, 제작진이 그 어려운 걸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