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는 <프로젝트 헤일메리>, 여름에는 <오디세이>…. 가을에는 어떤 책이 스크린을 물들일까? 당장 8월 마지막 주에는 리들리 스콧 감독이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각색한 신작 <도그 스타: 마지막 희망>을 선보일 테고, 1995년 한 차례 영화화된 <센스 앤 센서빌리티>는 9월 데이지 에드거존스 주연의 새 버전으로 영국 관객부터 만난다. 그외에도 책으로 예습할 만한 하반기 공개 예정 도서 원작 영화 네편을 권한다.
<클라라와 태양>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 출연 제나 오르테가, 에이미 애덤스
<남아 있는 나날> <네버 렛 미 고>의 원작자 가즈오 이시구로가 노벨문학상 수상 후에 발표한 소설 <클라라와 태양>이 출간 5년여 만에 영화화되었다. 마찬가지로 소설에 바탕을 둔 <조조 래빗>으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각색상을 받은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가 연출했다. 지난 6월 소니픽쳐스가 공개한 예고편만 봐도 와이티티 스타일의 애수 어린 경쾌함이 가미된 이 작품은 본래 가즈오 이시구로가 동화로 구상했던 만큼 알록달록한 근미래 풍경을 머금고 있다. 주인공은 인공지능 로봇 클라라(제나 오르테가). 진열된 상품에서 인간의 친구로 발돋움하는 클라라는 AI와 대화하는 게 일상이 된 관객에게 무거운, 그러나 지나칠 수 없는 질문을 남길 것이다.
<베러티>
감독 마이클 쇼월터 | 출연 앤 해서웨이, 다코타 존슨, 조시 하트넷
올해 앤 해서웨이는 매 계절 극장 문을 두드리는 중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오디세이> <오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날>에 이어 그가 얼굴을 비출 작품은 <베러티>. 콜린 후버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심리 스릴러에서 앤 해서웨이는 타이틀롤로 분해 다코타 존슨, 조시 하트넷과 한집에 머문다. 베러티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쓰러진 유명 작가. 그의 남편 제레미(조시 하트넷)는 아내의 연작을 마무리 지을 대필 작가로 로웬(다코타 존슨)을 고용한다. 베러티가 비밀스럽게 남긴 수필 원고를 로웬이 발견하면서부터 이들의 관계는 본격적으로 꼬인다. 베러티의 기록과 로웬의 시선이 얽히다가 당도하는 결말은 독자들 사이에서 논쟁거리가 되기도 했다.
<나는, 휴먼>
감독 샨 헤이더 | 출연 루스 메들리, 마크 러펄로, 딜런 오브라이언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청인 자녀의 노래에 귀 기울인 <코다> 이후, 샨 헤이더 감독은 장애 운동가 주디스 휴먼의 삶에 주목했다. 휠체어를 탄다는 이유로 학교 입학부터 교사 면허 취득까지 거부당한 주디스 휴먼은 긴 투쟁 끝에 자신과 동료들의 권리를 회복해 훗날 미국 장애인법 제정의 초석을 놓았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특별보좌관까지 지낸 입지전적 인물이다. 2023년 세상을 떠난 그가 쓴 자서전 <나는, 휴먼>에 토대를 둔 동명의 전기영화는 오는 9월 토론토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 11월에는 Apple TV에서도 볼 수 있다.
<아가미>
감독 안재훈 | 목소리 출연 정해인, 강하늘, 이청아, 유재명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서울독립영화제 등에 초청받으며 원작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영화 <아가미>가 9월9일 개봉한다. 제작사는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소나기> <무녀도> 등을 내놓으며 꾸준히 한국문학을 재해석해온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연필로 명상하기’. 안재훈 감독은 구병모 작가의 소설이 품은 어둑한 신비를 특유의 서정적인 화풍으로 승화했다. 생의 끝을 상상하다가 새로이 숨 쉬는 법을 배우게 된 이들의 이야기에 배우 정해인, 강하늘, 이청아, 유재명의 음성이 생명력을 더할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