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터뷰] 여행지에서 성립된 사랑, <신신 앤 더 마우스> 마카베 유키노리 감독, 배우 기시이 유키노

기시이 유키노, 마카베 유키노리(왼쪽부터).

“<신신 앤 더 마우스>는 치즈미와 신신의 대화로 영화가 성립되는 이야기이므로, 신신의 말을 향해 되돌려주는 리액션에 실리는 배우의 힘이 있어야 했다. 기시이 유키노 배우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마카베 유키노리 감독의 말처럼 <신신 앤 더 마우스>는 오롯이 치즈미(기시이 유키노)와 신신(증경화)의 이야기다. 얼마 전 어머니를 잃은 치즈미, 어릴 적부터 부모의 부재를 강하게 느꼈던 신신은 타이베이에서 우연히 만나 하루를 함께 보낸다. 짧은 시간 동안 내밀한 관계로 접어들며 서로의 삶을 공유하게 된다.

기시이 유키노 배우는 자신과 캐릭터 사이의 차이를 ‘영화’라는 매개로 좁혔다. 긴밀하고 의존적인 치즈미와 어머니의 관계에 억지로 적응하기보다는 다른 방식을 택했다. “상대와 취하고 있는 거리감, 어쩌지 못할 정도로 사랑하는 그 애정의 측면에서 치즈미에게 어머니가 있다면 나에겐 영화가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점토로 어떤 상을 빚어가듯이 치즈미라는 인물을 만들어갔다.”(기시이 유키노)

치즈미에 대한 탐구는 인물의 자연스러운 몸짓에서도 이어졌다. 기시이 배우는 어머니를 여읜 치즈미의 행동을 미리 정하거나 콘티로 확정하지 않고, 치즈미가 지닌 마음의 상태부터 이해하려 했다. “영화에 이 몸짓들이 실렸을 때 너무 많은 의미를 내포하게 되는 것보다는 치즈미의 상황을 최대한 존중해서 표현하고자 했다.” 마카베 감독은 배우의 의견에 따랐고, “캐릭터에 관해 깊게 이야기를 나눈 뒤엔 배우들에게 거의 모든 것을 맡겼다. 그 후에 두 배우의 연기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의 문제에만 천착”했다.

배우의 연기를 고스란히 담아낸다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이에 마카베 감독은 주로 대화로 이뤄진 영화의 컷을 사전에 구획하지 않았고, 카메라 블로킹 등의 연출적 기법도 최대한 절제했다. 그는 이러한 자연스러움이 요시모토 바나나 작가의 원작에 담긴 ‘아름다움’에 가깝다고 느꼈다. “바라는 아름다움이 숏을 예쁘게 담는다거나 깔끔하게 담는다는 차원은 아니었던 것 같다. 배우가 표정을 살짝 찡그리거나 울먹이는 순간들까지 아름다움의 범주에 최대한 포함”한 것이다.

<신신 앤 더 마우스>의 사랑 이야기는 시공간적 배경이 여행지였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했다. 여행지에서 불꽃처럼 피어나는 애정과 재빠른 관계의 진전이 배우들의 연기로 설득됐다. 마카베 감독의 회상처럼 “두 사람이 처음 만나는 소룡포 가게 신을 찍자마자 모두가 안심했다. 시간상 처음 만난 사이지만 둘 사이엔 이미 그 이상으로 진전된 공기가 흘렀다”. 감독은 두 사람의 관계를 “궁극적인 우정의 형태”라고 설명했다. 기시이 배우는 두 인물 사이의 언어적 장벽을 인연의 요소로 짚기도 했다. 신신은 대만계 일본인으로 일본어에 완전히 익숙하지 않고, 신신을 연기한 증경화 배우 역시 이번 작품으로 일본어 연기에 처음 도전했다. “둘은 연인이나 친구라기보다 여행의 우연이 만든 신묘한 인연”(기시이 유키노)으로 맺어진 것이다. 그렇게 <신신 앤 더 마우스>는 겉으론 고요하되 우리의 내면에 커다란 감정적 동요를 일게 하는 작품으로 거듭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