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개막작 <콩고 보이>는 내전으로 인해 난민이 된 소년이 주인공이다. 교도소에 간 부모를 대신해 동생들을 돌보는 소년의 꿈은 뮤지션이 되는 것이다. ‘콩고 소년’이라는 제목을 전면에 내세운 이 영화는 고통스러운 환경에 처한 17살 소년이 주인공이지만 마냥 암울하지만은 않다. 총성을 들으면서도 로베르는 음악을 꿈꾸고 그가 하는 슬랭은 매우 진취적이며 미래지향적이다. 라피키 파리알라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인 영화에는 절망보다는 밝은 음악과 서로를 돕는 사람들이 있다. 파리알라 감독 역시 뮤지션이고 실제로 그가 대회에 나가 상금을 타 부모를 석방시킨 내용이 반영되어 있다. “음악이 실제로 내 삶을 구원했다. 로베르라는 소년의 이야기는 내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좀더 보편적인 삶을 담은 이야기다.” <콩고 보이>는 아프리카 난민의 불안정한 상태와 내전이라는 배경 속에서도 음악만은 무척이나 흥겹다. 주인공이 처한 상황과 음악이 적절한 균형을 이룬다. “이야기 자체는 참혹하지만 어두운 현실만 그리고 싶진 않았다. 난민들에 대한 시선을 불쌍한 존재로 고정시키고 싶지 않았다. 사람들은 난민을 ‘도움을 구걸하는 존재’로만 치부한다. 난민들은 여러 정치적인 상황과 안전을 위해 고향을 떠났지만 그 삶에도 희망이 있고 스스로를 구원하고자 노력한다는 점도 보여주고 싶었다.” 이 영화는 제29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감독은 로베르를 연기할 배우를 ‘자신과 닮은 소년’으로 찾으려 했다. “자전적 이야기다보니 나와 닮은 사람을 찾으려 했다. 브래들리 피오모나 뎀베세트를 봤을 때 그런 확신을 받았다. 내가 전혀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그가 보여줬고, 우리 사이에 시너지가 점점 커져갔다.” 방기 지역에서 촬영된 이 영화엔 주민들이 비전문 배우로 참여했다. “군인이나 마을 사람들 모두 비전문 배우라서 자연스러움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방기의 주민들도 이 영화를 보게 될 텐데, 그 지역 관객들에게 부끄럽고 싶지 않다. 아주 전형적인 모습이 아니라 그들이 봤을 때 ‘이게 진짜 우리 모습이지’라고 느끼길 바랐다.” 영화제 참석을 위해 한국에 오기까지 감독은 많은 여정을 거쳐야 했다. 난민이었기 때문에 비자를 발급받는 것도 매우 까다로웠다고. 그는 “난민들은 편견 사회라는 큰 감옥 속에 사는 사람들이다. 난민은 자기 의지로 나라를 떠난 게 아니다. 그 선택은 전쟁에 의해 떠밀린 것에 가깝다. 지금의 가자, 팔레스타인이 그렇고 그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이 고통받고 있는지 말하고 싶다. 삶은 언제나 우리 앞에 있다. 희망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이 영화의 의의를 강조했다.
[인터뷰] 삶은 언제나 앞에 있으므로, <콩고 보이> 라피키 파리알라 감독
글 김송희(자유기고가) 사진 오계옥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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