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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넷플릭스 코리아의 ‘성장캐’ 모임 - ‘넥스트 마스터즈’ 넷플과의 작업은 각각의 프로젝트가 아닌 하나의 긴 성장 과정

넷플릭스로 콘텐츠를 보는 시청자의 눈만 높아진 게 아니다. 넷플릭스 코리아와 함께 차근차근 커리어가 성장한 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한지욱

사진제공 한지욱

<보건교사 안은영> 제작부장 | <약한영웅 Class 2> 제작실장 | <꿀알바> 라인프로듀서

한지욱 프로듀서는 <보건교사 안은영>에 참여하기 전까지 줄곧 영화 일을 해왔다. “새 플랫폼이 등장해 새로운 방식으로 콘텐츠를 만들어진다는 사실 자체가 궁금”하던 차에 “새로운 환경에서 한번 일해보자”라는 맘으로 <보건교사 안은영>에 합류했다. 드라마 제작 환경, 스트리밍으로 작품을 공개하는 방식이 모두 낯설고 두려웠지만 결과물이 국경을 자연스레 넘는 모습을 목격하고 넷플릭스 코리아와 작업하는 의미를 알아차렸다. “휴가로 프랑스에 갔을 때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영화 일을 한다는 내 말에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냐’고 물었다. 그 자리에서 바로 <보건교사 안은영>을 틀었는데 굉장히 묘하고 인상적이었다. 내가 만든 콘텐츠가 정말 국경을 넘어가는구나 실감했다.” 이후 그가 참여한 두 번째 넷플릭스와의 협업은 <약한영웅 Class 2>, 어느덧 “낯섦은 줄고 작품을 더 깊이 들여다볼 여유가 생겼다”. 마지막 대규모 액션 장면을 위해 100여명이 넘는 배우들이 한겨울에 비를 맞아가며 찍었던 3주의 시간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그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사고 예방 관리 피지컬 코치 4인, 구급차와 간호사가 현장에 상주했다. 배우들의 식음료를 데우는 담당은 물론 캐노피와 난방기를 설치해 체온을 관리하는 담당, 따뜻한 물에 적신 수건을 준비해서 배우들에게 나눠주는 담당 등 수십명의 스태프를 추가 배치했다.” 그의 세세한 준비 덕분에 수많은 배우가 출연하는 액션신은 큰 사고 없이 완성될 수 있었다.

서른아홉, 올해 13년차인 한지욱 프로듀서의 다음 작품은 10월30일 넷플릭스에 공개되는 <꿀알바>다. 작품 공개 전에 인터뷰를 진행한 터라 조심스러워하면서도 “현실적이고 익숙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공포 판타지이고, 이재욱, 고민시, 김민하, 이희준 네 배우의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그는 넌지시 말했다. <보건교사 안은영>으로 출발해 <약한영웅 Class 2>를 거쳐 <꿀알바>까지, 넷플릭스 코리아와 동행이 한지욱 프로듀서에게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 그는 “넷플릭스와 함께한 작품들은 단순히 각각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하나의 긴 과정”이라고 요약한다. “한 작품에서 배운 경험이 다음 작품의 밑거름이 되고, 그 과정에서 역할과 시야도 넓어졌다. 넷플릭스 코리아가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현장에서 함께하고, 그리고 나 역시 성장할 수 있어 참 뜻깊다”라고 말이다. “실버라이닝이란 단어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화 마지막에 작은 소망을 덧붙였다. “먹구름 뒤엔 언제나 빛이 있다는 뜻처럼, 내가 만든 작품을 통해 어렵고 힘든 순간에도 관객이 작은 희망을 발견하고, 다시 내일을 기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백승민

사진제공 백승민

<킹덤> 조명 세컨드 | <지금 우리 학교는> 시즌1 조명지원 | <퀸메이커> 조명 퍼스트 | <살인자ㅇ난감> 조명 퍼스트 | <지금 우리 학교는> 시즌2 B팀 조명감독

<킹덤>의 조명팀 세컨드였던 백승민 조명감독은 9년이 지난 지금 <지금 우리 학교는> 시즌2(이하 <지우학2>)의 B팀 조명감독으로 올라섰다. 밤이 되면 깨어나는 생사역 좀비들, 그에 맞서는 이창(주지훈), 서비(배두나) 등 여러 캐릭터의 얼굴에 빛을 비췄던 세컨드는 이제 <지우학2>의 B팀 촬영 분량의 조명을 설계하고 A팀과 톤 앤드 매너를 맞춘다. 밝은 조명일수록 부피가 크고 무거운 데다 “워낙 장비가 많아서 평균적으로 제일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한다”라는 그는 “밤 신 세팅은 오래 걸리고, <킹덤>에서는 아무것도 없는 산에서 빛을 만들어야 했다”라고 세컨드 시절을 회상했다. “산속을 다니며 전기를 이리저리 끌고 다녔”던 적도 “숲 신을 찍기 위해 전투식량을 먹고 2시간 동안 장비를 메고 등산했을 때 계곡은 꽁꽁 얼어 있었으나 몸은 오히려 더웠”던 겨울날도 이젠 추억으로 남았다. “현대극처럼 빛의 근거가 많지 않다”는 사극에서 그는 “김경석 조명감독의 진두지휘 아래 조명팀이 유리한 위치에 불을 배치하고, 그 불빛을 기준으로 조명을 비추”면서 어두운 궁 안을 밝히는 촛불, 병사들의 얼굴을 보여주는 붉은 화로, 이창의 불화살 등 특유의 붉은 조명을 시청자에게 각인시켰다.

<지금 우리 학교는> <퀸메이커>현장을 거친 백승민 조명감독은 <살인자ㅇ난감>에선 조명 퍼스트로 성장했다. 인물 조명에 집중하는 세컨드와 달리 퍼스트는 조명감독의 의도를 이해하고 팀원들이 효율적으로 움직이도록 지시한다. 감각적으로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카메라와 부드러운 조명이 맞아떨어진 특유의 영상미에 관해 묻자 “박세승 촬영감독과 신승훈 조명감독의 합이 잘 맞아서 나온 결과”라고 겸손하게 말하면서도 “후미진 골목을 촬영하면서 거리의 가로등을 모두 교체하느라 고생했던” 기억을 털어놓았다. 그의 노력이 있었기에 그같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다.

“제작 규모가 커지면서 다양한 장르와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현장 스태프도 이전에 경험하기 어려웠던 촬영 기법이나 새로운 장비들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95년생인 백승민 조명감독은 넷플릭스 코리아의 출발점부터 줄곧 함께하며 지난 10년간 한국의 영상문화 업계가 커나가는 모습을 이처럼 설명한다. 그리고 “중요한 시기마다 넷플릭스 코리아와 일하”면서 개인 커리어도 성장했다고 말이다. “<킹덤>으로 세컨드로 자리 잡고 <퀸메이커> <살인자ㅇ난감>으로 퍼스트 자리에 오르고 <지우학2>로 조명감독을 맡았다. 단순히 몇편의 작품에 참여했다는 것보다 현장에서 성장해온 과정과 많이 겹쳐 있어 특별하다. 그리고 넷플릭스 코리아가 작업을 더 맘껏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서 감사하다.”

손예찬

사진제공 손예찬

<수리남> 제작팀 | <더 에이트 쇼> 제작부장 | <오징어 게임> 시즌2, 3 제작부장

손예찬 제작부장은 93년생으로 올해 11년차에 접어들었다. 경력 중반 즈음 “스스로 변화가 필요했을 때” <수리남>을 만나 넷플릭스 코리아와 연을 맺었다. 영화 제작팀원으로서 로케이션을 주로 헌팅하던 그는 <수리남>으로 도미니카공화국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처음 경험했고, 전주에 오픈세트장을 지어 해외 촬영분과 콘티뉴이티를 맞춰나갔다. 해외 촬영은 해외 촬영대로 해외에 가져가야 하는 의상과 소품, 자동차까지 챙기는 어려움이 컸고 오픈세트 준비는 그것대로 해외에 있어야 할 나무까지 옮겨 심는 꼼꼼한 과정이 따랐지만, 난관은 곧 희열로 바뀌었다. “저택, 차이나타운 등 극 중 수리남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장면들은 국내와 해외 촬영 분량이 섞여 있다. 하지만 시청자 대부분이 모든 장면을 해외에서 찍은 줄 안다. 세트를 잘 구현했구나 싶어 참 뿌듯했다.” <수리남>을 지나 손예찬 제작부장의 두 번째 넷플릭스 작업은 <더 에이트 쇼>로, 그는 제작팀원에서 벗어나 단독 제작부장을 달았고, 더 큰 역할과 책임을 부여받아 11개월 동안 “경주마처럼 달려갔”던 작품이다.

그리고 맞이한 차기작은 전 세계인이 기다리는 속편 <오징어 게임> 시즌2, 3. 공동 제작부장이었던 그는 VFX와 미술, 소품, 세트를 도맡았다. 어떤 장면이 제일 까다로웠는지 묻자 “매 신이 쉽지 않았다”라며 특히 긴 줄넘기와 오징어 게임 장면은 높은 곳에서 펼쳐지기에 “배우들의 안전을 고려하면서 세트를 높게 만들어야 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세트 준비에 이처럼 공을 들인 그가 가장 사랑한 세트는 어디일까. 게임이 펼쳐지는 공간이 아니라 공동 숙소란 점이 의외였지만 “촬영이 흘러가면서 침대가 하나씩 줄고 캐릭터들도 점점 줄었다. 마지막 순간에 침대가 다 없어져 세트를 부술 땐 정말 시원섭섭했다”는 그의 말을 들으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성기훈(이정재)과 참가자들이 머무는 숙소 세트는 제일 먼저 지어지고 가장 마지막에 부서졌다. 대화 말미에 손예찬 제작부장은 <오징어 게임> 시즌2, 3에 꼬박 2년을 매달리면서 즐거웠던 순간도 슬며시 전했다. “황동혁 감독님이 실제로 게임과 내기를 굉장히 좋아하신다. 프리프로덕션 때 감독님과 연출팀, 제작팀, 미술팀이 MT를 가서 극 중 게임들을 직접 하면서 성공하기까지 몇분 걸리는지 계산했는데 감독님이 정말 즐기셨다.” 힘들지만 즐겁고, 신나는 일이지만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오징어 게임> 시즌3 다음으로 그가 도전할, 힘들지만 재미난 작업은 무엇일까. 그 결과물이 벌써 기다려진다.

넷플릭스 제작 인턴 출신 구상모

사진제공 구상모

<이 사랑 통역 되나요?> 제작부 | <탄금> 제작부

넷플릭스 VFX 아카데미 출신 성수진

사진제공 성수진

<캐셔로> <은중과 상연> <다 이루어질지니> <레이디 두아> <기리고> VFX tech innovation department

커리어의 시작 자체를 넷플릭스 코리아와 함께한 이들도 있다. 구상모 라인프로듀서는 2024년 넷플릭스 코리아 제작 인턴에 선발되어 제작부 막내로<이 사랑 통역 되나요?> 의 국내와 이탈리아 촬영을 담당했다. 그중 이탈리아 촬영 경험은 더 특별했다. 스스로도 “내 연차에 경험해보기 쉽지 않은 해외 촬영”이었다고 말한다. 스태프들의 이동수단, 숙박, 식사, 그리고 로케이션까지 모든 사항을 신경 써야 했기에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쓰러져 잘 만큼 고단했지만 시간이 흐른 뒤 다른 해외 촬영을 주도적으로 준비할 때 그때의 경험은 어느새 중요한 무기가 됐다. 그는 바로 다음 작품부터 팀 퍼스트로 올라섰다. 오는 11월이면 시리즈 제작 일을 한 지 만 3년을 채운다는 97년생 구상모 라인프로듀서는 자신의 역할을 “울타리 치는 일”에 비유한다. “제작은 촬영 여건을 만드는 일이다. 앞으로 가장 단단한 울타리를 칠 수 있는 PD가 되고 싶다.”

성수진 TD(Technical Director)는 자신을 “화학공학과를 나와 업계에서 가장 이방인 출신”이라고 말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에 빠져 서브컬처의 중심인 예능 PD가 되길 꿈꿨던 95년생 공대생은 넷플릭스 VFX 아카데미 모집 공고를 보고 파이프라인 TD 직군을 처음 알았다. “VFX를 위해 많은 아티스트들이 단계별로 나눠 작업한다. 한 아티스트가 캐릭터를 디자인하면 다른 아티스트는 그 캐릭터를 움직인다. VFX 파이프라인 TD 각 작업을 다음 단계로 문제 없이 넘기도록 관리하는 사람이다.” 코딩 동아리 경력을 어필해 2023년 아카데미 3기 파이프라인 TD 전형에 합격한 그는 낯선 기술과 예술의 접점에 열정적으로 빠져들었다. 3개월간의 교육 기간 동안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수업이 오후 6시에 마치면 밤 10시까지 동기들과 공부했고, 3개월간 VA 코퍼레이션에 인턴으로 일하던 중에 웨스트월드에 입사하면서 아카데미를 조기 수료했다. 근래 성수진 TD는 기술혁신팀으로 옮겨 “AI와 신기술을 연구하고 파이프라인에 접목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지금 당장 그가 꾸는 꿈은 “기술격차를 줄여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누군가는 너무 쉽게 새로운 기술을 쓰지만 누군가는 어려워한다. 그러한 격차를 줄여주는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