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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관에서도 핸드폰에서도 100%인 지점을 찾아낸다 - ‘넷플릭스 작업실’ 박진영 컬러리스트

<국제시장> <파묘> <서울의 봄> <호프>…. 200편이 넘는 영화, 시리즈의 디지털 색보정(DI)을 책임진 박진영 컬러리스트는 넷플릭스와 인연이 깊다. 그 스스로는 “넷플릭스 코리아가 론칭하며 HDR이 도입됐고, 영상의 아름다움과 품질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도모할 수 있었다. 물감의 개수가 30개에서 100개로 늘어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라고 말하지만, 박진영 컬러리스트의 오랜 경험과 안목이 없었다면 <킹덤> 시즌2, <보건교사 안은영> <길복순> <전, 란> <가능한 사랑> 등 넷플릭스 코리아의 어제와 오늘을 만든 콘텐츠의 시각적 완성도는 지금과 달랐을 터다. 박진영 컬러리스트가 광택을 입힌 여러 작품 중 평단과 관객의 열광을 두루 이끌어낸 근작 2편의 작업기를 물었다.

빛과 어둠의 대비, <굿뉴스>

<굿뉴스>

“아마 한국의 컬러리스트 중 시대극은 내가 제일 많이 작업했을 거다.” 그런 박진영 컬러리스트에게 의외로 <굿뉴스>의 시대적 배경인 ‘1970년대’는 DI의 긴요한 단서가 되지 않았다. “<굿뉴스>는 누가 봐도 시류에 뒤떨어지지 않는 그림이 중요했다.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이미 <굿뉴스>의 프로덕션 디자인이 어떻게 이루어질지를 들었고, 촬영본을 받았을 때도 카메라의 무빙이나 조명의 설계, 배우들의 연기가 모두 쨍하고 선명하며 세련됐다. 그렇게 시대에 구애받지 않는 <굿뉴스>만의 색감이 탄생했다.” <굿뉴스>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은 단연 비행기 내부와 평양국제비행장이라 모두를 속이는 김포공항이다. “비행기는 특히 긴박한 공간 아닌가. 앰버를 활용해 톤과 컬러를 일부러 붉게 잡았다. 초반에는 인질범들이 공포스럽게 보여야 하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다.” 그에 따르면 컬러리스트는 “빛 못지않게 어둠을 표현하는 직업”이고 DI는 촬영 현장의 조명이 미처 조성하지 못한 미학을 매듭짓기도 한다. “<굿뉴스>의 비행기 내부는 인물에 집중해야 한다. 공간이 워낙 좁다 보니 차체 내의 의자나 벽 등까지 조명 설계가 어려울 수 있다. 이 경우 관객의 몰입을 돕기 위해 의자나 벽을 어둡게 만듦으로써 공간의 폐소성을 부각했다. 비행기 속의 난리와 달리 밝은 날씨가 계속 이어지는 작품인데, 현장에서도 후반작업 단계에서도 모두가 이를 의도해 빛과 어둠의 대비를 만들어갔다.”

과거와 현재의 질감 차이, <레이디 두아>

<레이디 두아>

무엇이 진짜고 가짜인가. 부두아의 화려한 쇼룸과 신도림의 허름한 지하공방, 사라 킴과 목가희(신혜선) 사이의 스펙트럼을 정신없이 오가는 <레이디 두아>를 보며 시청자 또한 박무경 형사(이준혁)처럼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박진영 컬러리스트는 이 작품의 전개 속도에 착안해 DI에 들어갔다. “촬영과 편집이 이미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를 타듯, 한번 자리에 앉은 이상 눈을 뗄 수 없도록 이루어졌다. 작중 시점이 과거든 현재든 <레이디 두아>의 색감은 전부 현란하다. 이렇다 할 패션 아이템이 등장하지 않는 취조실 시퀀스조차 냉혹한 블루 톤이 세게 들어가고, 시간대에 맞춰 석양의 빛도 강하게 살렸다. 다만 질감만큼은 명확히 구획해두었다. 이를테면 사라 킴의 암울했던 과거는 필름으로 촬영한 듯 그레인까지 살려 빈티지한 느낌을 내는 데 주력했다. 현재는 디지털로 촬영한 느낌이 강하게 들도록 날카롭고 깔끔하게 화면을 매만졌다. 과거는 보라나 주황을 활용했다면 현재는 푸른 색감을 주조로 질감을 만들어갔다.” 작중 신혜선이 천변만화해내는 얼굴의 수만큼 다양한 룩을 시청자에게 납득시켜야 하는 존재가 부두아의 가방들이다. 박진영 컬러리스트는 수많은 가방들을 배우처럼 대했다. “중요한 신이면 클로즈업으로 배우의 얼굴을 강조하지 않나. 편집 단계에서 느낌이 안 사는 가방이 있으면 카메라가 과감히 줌인을 해 가방을 비쳤다. 광택이 부족한 가방은 VFX로 느낌을 더했고, 사람의 얼굴을 보정하듯 디퓨전 필터를 활용해 가방을 동화나라의 공주님 다루듯 묘사했다. 이는 박진영 컬러리스트가 근래 작업한 이창동 감독의 (11월6일 넷플릭스 공개)과 상이한 작업 방식이기도 하다. <가능한 사랑>의 경우 리얼리티가 생명이었기 때문이다. “처음 염두에 둔 색을 입히고 영화를 보는데 어쩐지 과했다. 그 과한 걸 덜고자 또 다른 색을 더하면 다르게 과했다. 무얼 만들어낼수록 과한 느낌이라 색을 빼고 빼고 또 뺐다. <가능한 사랑>은 아무리 리얼하게, 노멀하게 만든다고 해도 결국 절제가 필요했다. 배우들의 얼굴을 그릴 때도 마찬가지였다. 세월의 흔적이 드러나는 미세한 주름 하나까지도 생생하게 살리기 위해 배우 각자가 지닌 스킨 톤을 실제에 가깝게 포착하고자 했다.”

ITEM

사진집

“독창적인 예술적 해답을 추구해야 하는 직종에게는 늘 새로운 영감이 필요하다. 나의 경우 작업을 하다 안 풀릴 때면 방으로 가 여러 사진집을 들춰본다. 내가 만드는 작품과 같은 룩이 아니더라도 사진 한장이 얼마든지 다종다양한 레퍼런스를 제공할 수 있다. 수많은 넷플릭스 콘텐츠의 한끗이 다양한 사진으로부터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