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지망생 청년의 이야기를 다룬 <짱구>는 배우 정우의 감독 데뷔작이다. 영화 <바람>과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통해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그가 이번에 각본과 출연은 물론, 직접 메가폰까지 잡았다. 바로 정우 자신의 자전적 경험이 투영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대로 그가 주연한 <바람>은 정우의 학창 시절을 바탕 으로 가상의 인물 짱구의 고등학교 시절을 다룬 이야기였고, <짱구>는 졸업 후 배우의 꿈을 꾸던 짱구(정우)가 사랑의 열병을 앓는 시절을 다룬다. 두 영화 모두 주무대는 부산이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본인의 경험담을 표현하기 위해 촬영지는 반드시 부산이어야만 했다. 감독 자신의 경험이 오롯이 담긴 장소를 직접 섭외해서 발로 뛰면서 만들어진 <짱구>의 제작기를 전한다.
올로케이션 촬영. 제작진은 감독 자신의 경험이 담긴 영화이니만큼 이야기가 펼쳐지는 영화 속 공간을 대부분 실제 경험에 근거한 곳 위주로 헌팅을 진행했다. 실제 장소 명칭이 시나리오상에 기재된 곳도 있었다. 대부분 그대로를 섭외하려고 노력했고 박준식 PD에 따르면, 제작진이 장소 섭외를할 때 ‘정우 찬스’를 많이 활용했다고 한다. 배우 정우를 모르는 부산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의 연출 작이라고 하면 평소 협조에 깐깐하던 곳도 쉽게 문을 열어주곤 했다고. 극 중 등장하는 민희(정수정)의 아파트 공간도 직접 섭외한 후에 촬영했다.
촬영 섭외가 가장 어려웠던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아시아드 나이트클럽이다. 농심 호텔 지하에 위치한 이곳은 지금껏 수많은 촬영 섭외를 모두 뿌리쳐왔던 곳이라고 한다. 만약을 위해 서울이나 수원 등지의 대안 장소도 헌팅을 했으나, 다른 지역의 클럽은 영화 속 배경인 2010년대의 분위기와는 거리감이 느껴져서 어렵기도 했다. 수십명의 엑스트라 배우들이 등장하는 모습을 찍은 홀 장면보 다는 짱구가 친구들과 만나는 좁은 룸 장면을 촬영 하기가 더욱 어려웠다고. 나이트클럽 신은 모두 2회차 만에 찍었다.
부산의 랜드마크가 등장해야 한다는 제작진의 미션에 부합하는또 하나의 장소가 바로 광안대교가 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술집이다. “두명의 인물이 화면에 동시에 풀숏으로 잡힐 때 인물의 뒷배경으로 광안대교의 모습이 보이는 숏을 찍어야 했다. 공간 인지를 위해서 신승호 배우가 화면에 등장할 때 사이드 풀숏으로 찍은 장면이다. CG의 도움 없이 전체 실사로 촬영했다.”(이창재 촬영감독) 광안대교가 점등하는 특정 시간대에만 빠르게 촬영을 진행해야 했으나 큰 어려움 없이 진행됐다. 촬영팀은 이곳에서 드론을 띄워 영화 속 연도 자막이 등장하는 인서트 컷도 촬영했다.
부산극장 역시 정우 감독이 반드시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던 공간이다. 지금은 메가박스가 운영하고 있는 곳인데, 촬영 당시에 이미 주변 브랜드 입점 점포가 2010년대와는 많은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고증하기 애매한 장소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미술 세팅을 하기에도 어려운 촬영 환경이었기 때문에 비프광장에서 바라본 극장 정문 입구는 찍기가 어려웠다. 극장 간판의 폰트가 과거와 약간 다르다는 디테일 차이가 있었지만, 비교적 과거 풍경을 유지하고 있는 건물 뒤편 후문쪽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사람들이 붐비는 한낮의 촬영이었지만 인파를 통제하면서 찍는 데에도 큰 어려움은 없었다. “촬영한다는 걸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멀리서 크레인숏을 당겨서 찍기도 했다.”(이창재 촬영감독)
짱구와 장재(신승호), 깡냉이(조범규) 세 친구가 돼지국밥을 먹고 나와 포장마차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장면은 서면시장의 송정3대국밥과 롯데호텔 뒤쪽 골목에서 촬영했다. 부산의 랜드마크 중 빼놓을 수 없는 장소가 바로 돼지국밥집이다. 서면 시장에 위치한 ‘송정3대국밥’은 워낙 유명한 맛집이라 섭외는 물론 촬영도 쉽지 않은 곳인데 역시 정우 찬스로 섭외가 가능했다.
포장마차에서 인물들이 나와 택시를 타기까지, 장면이 이어지는데 지나가는 행인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카메라를 숨긴 다음에 도로 건너편에서 당겨 찍었다. <황해> 촬영B팀 출신인 이창재 촬영 감독 입장에서는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한 도심 촬영이었다고. 촬영을 시작한 지 두어 시간 만에 바로 오케이 사인을 얻어낸 장면이 영화에 담겼다.
영화 초반부, 짱구가 클럽에서 민희를 만난 후 차를 타고 이동해 포장마차를 찾는 장면은 기장군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박준식 PD에 따르면, 원래 시나리오상에서는 이들의 만남 장소가 청사포였다고 한다. 그런데 청사포는 촬영 기간 내 계절 이슈 등으로 촬영 여건이 좋지 않았다. 또한 개발이 되어서 예전 풍경을 담기도 어려웠다고 한다.
<짱구> 제작진이 부산 촬영을 선호할 수밖에 없었던 여러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인센티브 지원 사업 때문이다. 박준식 PD에 따르면, 중저예산 영화의 경우에는 현물 지원이 큰 도움이 된다고. 뿐만 아니라 도로 곳곳의 촬영 인허가도 부산영상위원회를 통하면 수월하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공간 이동 시의 연결 장면이나 인서트 장면, 각종 랜드마크 장면을 촬영할 때 도움이 됐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