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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결혼 1주년, 공포의 쾌감
“저 좀 이상하죠? 무섭지 않아요?” 양수리 세트장에 들이닥친 기자들에게 박중훈이 내뱉은 첫마디다. 아니나 다를까 예전의 박중훈과는 다른섬뜩한 모습이다.“제 눈 좀 봐주세요. 무섭죠? 이거 콘택트렌즈를 끼어서 그래요.” 그러나 그가 싱글거리기 시작하자 섬뜩함은 금세 사라져버린다.언제나처럼 ‘웃기는’ 박중훈 바로 그 모습이다. 잠시 뒤, 촬영이 시작되자 그는
200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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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취향, <타인의 취향>
피부색이나 국경과 다르게 아무도 열심히 입에 올리지 않지만 인간사회를 강력하게 분리시키고 있는 경계. 취향의 차이는 사소해 보이지만 실상 몹시 중대한 인생살이의 이슈 중 하나다. 매너에 관한 코미디 <타인의 취향>은 끝말잇기처럼 엮인 관계의 사슬을 타고 흘러간다.
모든 일의 시작은 돈은 많지만 지성이 부족한 기업체 사장 카스텔라가 영어교사
글: 김혜리 │
200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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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운명은 안개처럼 속삭인다
좀처럼 빛을 허용하지 않는 컴컴한 스튜디오 안, 조용한 숨소리만 터질듯이 빈 공간을 채우고 있다. 감독의 슛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한 움직임이꿈결처럼 흘러다닌다. 한창 감정이입에 몰입한 배우의 얼굴 위로 음산한 그늘이 드리워지는 순간 “OK” 한마디가 시원스레 떨어진다. 허름한아파트에서 벌어진 살인사건과 그 배후의 암울한 기억을 파헤치는 영화 <소름&g
200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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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세기말, 붉은 욕정의 그림자
Moulin Rouge감독 바즈 루어먼출연 니콜 키드먼, 이원 맥그리거, 존 레기자모, 카일리 미노그개봉예정 6월늘씬한 미녀의 쭉 뻗은 다리를 마음껏 볼 수 있는 곳. 20세기를 눈앞에 둔 1899년, 파리 몽마르트의 번화가클리시 거리에 ‘물랑 루즈’라는 이름의 카바레가 개장했다. ‘붉은 풍차’라는 이름은 옥상의 네온사인 풍차를 가리키는 것이었지만, 동시에
200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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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누가 꽃섬을 아시나요
항구에 밤이 내리고 어둠이 짙게 깔려든다. 고깃배들의 힘찬 엔진소리마저 잠에 빠진 듯 한적한 경남 남해 미조항. 바닷바람마저 침묵한 정적속에서 낯선 사람들의 움직임들이 분주해진다. 총제작비가 6억원에 불과한 저예산영화 <꽃섬>의 막바지촬영이 한창인 이곳엔 현란한 조명장비도,육중한 카메라도, 유명배우도 없다. 디지털 카메라와 감독의 요구로 한곳에
200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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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제 5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해마다 2월이 오면 베를린은 추락한 천사 대신 이미지로 비상을 꾀하는 사람들로 술렁인다. 유리로 전면을 지어 올린 영화제 주상영관 베를리날레 팔라스트는, 하늘색 하늘을 보기 힘든 스산한 날씨를 만회하려는 듯, 가능한 한 많은 양의 햇빛과 많은 스타를 품에 안겠다는 욕심으로 반짝거린다. 습한 냉기에도 불구하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거리에서 아이스크림을 즐기는
2001-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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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반딧불이 되어 돌아오리라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긴 겨울옷을 벗기려는 듯 내리쬐는 햇살이 따사로운 안동 하회마을. 한 남자가 단추를 목까지 채우고 깃을 세운 겨울외투에 싸여 서 있다. 꽤 더울 텐데 표정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고 선 절도있는 폼이나, 두툼한 겨울외투가 어딘지 낯익은 그는 사실 <철도원>의 호로마이 역장 다카쿠라 겐이다. 눈덮인 역을 고집스러우리만치 성실
2001-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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