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욱의 만화가 열전] [뒷골목 만화방] <혼자를 기르는 법> 김정연 글·그림 유화물감으로 그림을 그린 뒤 붓을 석유로 깨끗이 빨고, 팔레트에 남은 유화물감을 나이프로 모두 긁어모으면 만들어지는 색깔이 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사용했던 색들의 잔해가 한데 섞이면 검은색도 회색도 아닌 녹조류가 가득한 시궁창 물의 색깔과 비슷한 그린색의 흔적이 남은 거대한 어둠의 색깔이 만들어진다. 아깝지만 어디 쓸 곳이 없어 버려야 하는 칙칙한 색 글: 오승욱 │ 2018-02-22
- [오승욱의 만화가 열전] [뒷골목 만화방] <황야의 소년 이사무> 야마카와 소지 원작·가와사키 노부루 그림 기구한 운명의 소년이 있다. 그는 일본인 아버지와 인디언 어머니의 자식으로, 태어나 젖도 떼기 전에 악당들이 일으킨 사고에 휘말려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고 황량한 미국 서부의 황야에 버려진다. 다행히도 젖먹이는 사금광산의 노동자들에게 구해져 ‘이사무’란 이름을 얻고 사랑을 받으며 자라지만 행복한 시간도 잠시, 사금광산에 홍수가 밀어닥쳐 모두가 죽고 모든 것 글: 오승욱 │ 2018-01-18
- [오승욱의 만화가 열전] [뒷골목 만화방] 모치즈키 미키야 <와일드 7> ‘목에 로프’ 편 한손에 커피포트와 커피잔이 놓인 쟁반을 들고 다른 한손으로는 목발을 짚은 아름다운 여인이 거실로 들어온다. 소파에 앉아 있던 남자가 벌떡 일어서서 여인을 도우려 하자 여인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힘으로 대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남자는 약간 부끄러워하면서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는다. 커피포트에 불빛이 어른거린다. 거실 전면 창밖의 어둠 속에서 다가오는 글: 오승욱 │ 2017-12-21
- [오승욱의 만화가 열전] [뒷골목 만화방] 하야시다 규 <도로헤도로> 만화의 첫 페이지를 열면 도마뱀 머리의 사내가 입을 쩍 벌리고 사람의 머리를 반 이상 삼키고 있다. 침과 피가 낭자하다. 도마뱀 머리에 삼켜진 사람이 소리친다. “누가 있어! 입속에 사람이 있어!” 도마뱀의 목구멍 속 깊은 곳에서 사람의 얼굴이 튀어나와 삼켜진 사람의 얼굴을 보고는 “너는 아니야”라 말하고는 사라진다. 박력이 넘치는 만화 <도로헤도로 글: 오승욱 │ 2017-11-23
- [오승욱의 만화가 열전] [뒷골목 만화방] 미야자키 하야오 <책으로 가는 문: 이와나미 소년문고를 말하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청년이 책장 앞에 서 있다. 전쟁에 패망한 직후 일본 작가들이 소년, 소녀들을 위해 쓴 소설부터 동서양의 소년, 소녀 소설들이 총망라된 책들이 빼곡하게 꽂혀 있는 책장이다. 아마도 애니메이션 기획 자료로 구입한 모양인데, 아무도 읽은 흔적이 없는, 구입해서 처음 꽂아놓은 그대로의 책들이었다. 마침 애니메이션 스 글: 오승욱 │ 2017-10-26
- [오승욱의 만화가 열전] [뒷골목 만화방] <와카코와 술> 신큐 지에 만화 속 미식 장면들 얼마 전 일본에서 <구루메 만화의 역사>란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구루메는 프랑스 말 ‘Gourmet’의 일본어 발음으로 미식가란 뜻이다. ‘구루메 만화’를 우리말로 옮기자면 ‘요리만화’ 정도가 될 것이다. 아직 한국에 정식발매되지 않았으니 그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은 일본 요리만화들이 총망 글: 오승욱 │ 2017-09-21
- [오승욱의 만화가 열전] [뒷골목 만화방] 모로호시 다이지로 <시오리와 시미코의 밤의 물고기> 오늘은 20여년 전부터 헌책방 순례자들이 술에 취하면 아련한 눈빛으로 파리똥이 달라붙어 있는 천장을 응시하며 소곤소곤 이야기하는 만화 속의 동네 이노아타마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이노아타마 마을에는 서점이 두개 있다. 이노아타마역에서 남쪽을 향해 쭉 뻗은 시내 중심 상점가를 걸어가다보면 오른쪽에 서점이 하나 나온다. 신간 서적을 파는 서점이다. 안으로 글: 오승욱 │ 2017-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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