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리가 만난 사람] [김혜리가 만난 사람] 소설가 김연수 누구보다 언어의 가능성을 신봉하는 사람이 작가고, 시네마의 힘을 믿는 사람이 영화감독이라고 우리는 단정하기 쉽다. 그러나 그 역 또한 사실이다. 그들은 자기들의 도구가 가진 결함과 연약함을 누구보다 낱낱이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예술가들의 일이란 어쩌면 그 불완전함의 굴곡을 완전히 드러내는 것이다. 그들은 도달불능점을 기어코 손으로 감촉하는 일이 이 세계에 글: 김혜리 │ 사진: 손홍주 │ 2010-03-08
- [김혜리가 만난 사람] [김혜리가 만난 사람] MC 김제동 예능인들은 우리가 가장 친근하게 느끼는 연예인이다. 구르고 넘어지고 고함치고 춤추고, 사적인 약점을 농담의 소재로 삼아 쾌활하게 노출하는 그들은 아무것도 숨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럴수록 나는 그들이 ‘언제나 맑음’을 연출하기 위해 카메라 뒤에 봉인해놓은 우울과 분노, 무거운 생각들의 가공할 부피를 상상하며 아찔해지곤 한다. MC 김제동은 희로애락의 절 글: 김혜리 │ 사진: 손홍주 │ 2010-01-18
- [김혜리가 만난 사람] [김혜리가 만난 사람] <무한도전> 김태호 PD 속도와 밀도는 공존하기 힘든 속성이다. 거기에 지구력과 자기 혁신까지 뒷받침되는 일은 더 어렵다. MBC 주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경탄스러운 까닭은 그래서다. 단독 프로그램으로 독립한 뒤 181주, 버라이어티쇼의 한 코너였던 ‘무모한 도전’과 ‘무리한 도전’까지 포함하면 5년째 방영 중인 <무한도전>은 기동성과 일정한 완성도를 글: 김혜리 │ 사진: 이혜정 │ 2009-12-21
- [김혜리가 만난 사람] [김혜리가 만난 사람] 배우 정우성 정우성은 더이상 청춘영화의 주인공일 수 없지만, ‘정우성’이라는 청춘영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데뷔 16년째인 지금까지 그는 영화 속에서 사회라는 기계의 톱니가 되어 가족을 부양하는 보통 남자였던 적이 없다. 대신 그는 질주하고 활강했다. 비상해서 산화했다. 그의 출세작 <비트>에는, 한때 유행과 꽃다운 배우의 마주침만으로는 결코 만들어낼 수 글: 김혜리 │ 사진: 오계옥 │ 2009-10-19
- [김혜리가 만난 사람] [김혜리가 만난 사람] 영화평론가·영화감독 정성일 “이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해마다 겨울이 다가오면 정성일 영화평론가는 메일 끄트머리에 그렇게 묻곤 한다(물론 이는 상드린 베이세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그와 서신과 메일을 주고받아본 사람이라면 정성일이 계절의 기척에 어느 문학소녀보다 더 열렬히 감동하는 사람인지 알 것이다. 나는, 할 수만 있었다면 그가 메일에 단풍잎이나 꽃잎을 동봉해서 보냈 글: 김혜리 │ 사진: 오계옥 │ 2009-09-28
- [김혜리가 만난 사람] [김혜리가 만난 사람] 고지식한 연기중독자, 김명민 김명민은 두 손으로 갈비뼈께를 자꾸 어루만졌다. 새 영화를 위해 52kg까지 감량했던 몸에 얼마나 살이 붙었는지 확인하느라 생긴 버릇이다. 회복 중인 그의 몸무게는 아직 정상치를 한참 밑도는 63kg에 3주일째 머물러 있다. 몸을 재료로 일하는 직업의 딱한 일면이다. 김명민은 유난히 고되게 연기하는 배우다. 팔자와 천성이 맞물린 결과라고밖에 달리 설명할 수 글: 김혜리 │ 사진: 손홍주 │ 2009-08-17
- [김혜리가 만난 사람] [김혜리가 만난 사람] 문학평론가 신형철 예술은 인어공주의 숙명을 지녔다. 욕망과 사랑을 대놓고 발설하면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태생이 벙어리 냉가슴일 수밖에 없는 예술을 통역하고 위무하기 위해 비평가가 존재한다. 다행히도 세상에는 독자가 아직 만나지 못한 작품을 허기진 자가 밥을 찾듯 구하도록 간질이고 들쑤시는 평론이 있다. 최근 읽은 문학비평 에세이 가운데에서는 밀란 쿤데라의 <커튼> 글: 김혜리 │ 사진: 오계옥 │ 200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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