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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하나코
학교. 낮에는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생동감으로 들뜬, 그러나 밤이 되면 모든 곳이 정적에 파묻히는 곳. 갑자기 쇳소리 섞인 웃음소리라도 들릴 것 같은 곳. ‘왠지 학교는 밤이 되면 무서워’, 당직을 돌던 선생의 말처럼 <하나코>는 학교라는 공간의 태생적 공포감을 자극한다. 귀신 하나코도 원혼이 아니라 그냥 ‘학교’에 깃든 악령이고.한국이나 일본이나
200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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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클럽 버터플라이
미국 대통령 쿨리지가 부인과 함께 시골 농가를 찾아갔을 때의 일이다. 암탉과 수탉이 교미하는 장면을 보던 쿨리지 부인은 남편이 들으라는 듯 “저 수탉은 하루에 몇번이나 하죠?”라고 농장주에게 물었다. 그는 “셀 수 없이 많이 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이번엔 쿨리지가 물었다. “항상 똑같은 암탉은 아니겠죠?” 쿨리지 효과(Coolidge effect), 즉 심
200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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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빌리 엘리어트
장밋빛 환희로 양볼을 물들인 사내아이가 공중으로 솟구친다. 천국에라도 닿을 듯이, 두번 세번, 높게 더 높게. 하지만 황홀한 비상의 순간이 끝나면 우리는 소년의 머리 위에 드리운 지저분한 천장과 발 밑에 깔린 낡은 침대 매트리스를 본다. ‘분홍신’의 포로가 된 광산촌 소년의 동화 <빌리 엘리어트>는 그렇게, 팍팍해서 목이 메는 현실에 대해서는 너
2001-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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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베가 번스의 전설
“경기의 리듬은 삶의 리듬을 보여주죠.” 어둠 속에서 골프채를 휘두르는 주너에게 수호천사처럼 다가온 베가 번스는 그렇게 말한다. 골프채를 잡는 법(그립)에서 삶의 태도를, 골프경기에서 삶의 리듬을 볼 수 있다고. 자신과의 싸움, 승부와 반전이 뒤얽힌 스포츠가 인생의 축소판 같다는 것은 익히 들어온 비유. “골프는 경기를 할 순 있지만 이길 수는 없는 게임”
2001-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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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신투차세대
홍콩영화는 죽었는가? <신투차세대>는 아니라고 답한다. <신투첩영> <퍼플 스톰> 등 최근의 홍콩영화들은 할리우드 첩보영화에 흔히 나오는 고도의 테크놀로지에 고유의 수공업적인 액션을 섞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다. <신투차세대>도 그런 흐름의 연장선에 서 있다. 살아 있다는 것은 그러나, 그저 존재한다는 것과 다르
2001-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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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너 어느 별에서 왔니
지구 여성 학습시간. 최첨단 홀로그램으로 여성의 신체 모형이 뜬다. “성감대는 여기, 여기 그리고 여기….” 구두와 향수를 칭찬하고, 얘기를 들을 때 적당히 추임새를 넣어주는 것이, 여성을 유혹하는 키포인트. 지구를 정복하려면 먼저 종족을 번식시켜야 한다고 결론지은 외계인들은 열심히 ‘지구 여자 공략법’을 배운다. 물론 실전이 이론 같지는 않다. <너
2001-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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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체리 폴스
연쇄살인마의 단도가 항상 부정한 여인에게 향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체리폴스>에선 순결서약을 지키려는 10대 여학생들이 주검으로 변하니까. 영화에서 체리폴스라는 지명이 은근한 속뜻을 드러낼 때, 급기야 10대들이 벌이는 광란의 섹스파티는 목숨부지를 위한 필사의 구원식이 된다. <체리폴스>는 “살기 위해선 끝까지 처녀로 남을 것”을
2001-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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