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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소심합시다
“나는 남자들과 술 마시는 것보다 여자들과 수다 떠는 게 더 좋다.”이렇게 공개적으로 말하는 남자를 최근에 두번 봤다. 한 사람은 <고양이를 부탁해>를 제작한 오기민씨다. 이 사람은 여성의 성장에 관한 영화를 연달아 세편 만들었으며, 집에 예쁜 운동화를 서른 켤레쯤 갖고 있는 특이한 남자다. 또 한 사람은 이번호에 길게 소개된 작가 김영하씨다.
2002-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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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잡스러움의 매력
관객과의 대화 자리에서 차이밍량 감독에게 한 관객이 이렇게 물었다. “당신의 영화는 동시대성을 추구하는 영화다. 당신에게 동시대성이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게 도대체 무슨 질문인가. 앞 뒤 문장이 연결이라도 되나. 뭘 묻자는 건가. 옆에서 듣고 있다가 은근히 짜증이 나는데, 차이밍량은 의외로 아주 성심껏 꼼꼼하게 답했다.(차이밍량은 관객과의 대화를
200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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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태도와 취향 사이
<씨네21>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행사가 무엇일까요, 라는 싱거운 퀴즈가 있다면, 정답은 국제영화제다. 우리의 오래된 꿈은 관객으로 영화제 구경 가는 것이다. 데일리 만드느라 새벽 두세시에 퇴근해, 아침에 눈비비며 헐레벌떡 인터뷰 장소로 가다보면, 깔깔거리며 극장 앞에서 어슬렁거리는 사람들이 귀족계급처럼 보인다. 프레스카드라는 걸 차고 있지만
200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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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인사
‘바야흐로’ 영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서 영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로 이야기가 옮아갔다.가장 가깝게는, 지난 추석연휴에 이미 새롭고 다양한 한국영화들이 설 땅을 잃는 상황은 예견됐었다. ‘새롭고 다양한’이라는 아주 모호한 형용사를 사용한 것은 그 영화들을 예술영화나 작가주의 영화라는 개념으로 묶어버리기에는 석연치 않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눈 있고 귀
200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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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부산국제영화제, 양지와 그늘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7일 폐막됐다. 출범 이듬해에 이미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제’란 평가가 나라 밖에서 들여온 이 영화제는 이제 ‘세계 최대의 아시아 영화제’라는 호칭조차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부산은 우리들에겐 세계 영화의 오늘을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외국의 영화전문가들에겐 아시아 영화의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독파할 자리를
200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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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너 행복하냐”
한때는 비틀스를 꿈꾸었지만, 이제는 초라한 밴드조차 와해돼 주인공은 고향인 온천도시 단란주점에서 생계를 잇는다. 벌거벗고 ‘광란’하던 취객은 그에게 너도 옷을 벗으라 한다.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주인공이 체념하듯 벗은 알몸을 기타로 가리고 연주를 계속하는 장면은 이렇게 하면서도 음악을 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영화
200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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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어떤 팬클럽 회장
정성일씨는 자칭 임권택 팬클럽 회장이다. 솔직히, 임권택 감독을 추켜세우는 글은 많이 봤어도, 한사람의 관객으로서, 또 비평가로서 임권택 감독에게 열광하는 사람을 나는 별로 보지 못했다. 나 또한 별로 다를 바 없었다. 별 생각없이 본 <만다라>에 머리를 얻어맞자 한시간인가 무턱대고 길거리를 쏘다닌 기억이 있고, <서편제>를 본 뒤엔
200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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