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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아이들, 누추한 삶의 불꽃, <황무지>
나는 극단적인 이분법으로 영화를 본다. 조금이라도 괜찮은 영화는 내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대단한 작품이고, 조금이라도 맘에 들지 않으면 시간 낭비 또는 자신감을 확인시켜준 졸작인 것이다. 나는 영화든 정치든 ‘작은 차이’에 주목하고, 그것을 세계관의 대립으로 확대 해석하여 곧바로 논쟁에 돌입한다. 게다가 오늘 하루하루를 어떻게 하면 잘 넘길 것인지
2003-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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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7일 동안 하는 거 아니었어? <7일간의 사랑>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고3 때 나의 가장 친한 친구 병찬이가 처음으로 여자친구를 사귀게 됐는데 야한 영화를 보고 싶다고 하도 지랄을 해서 그래도 영화에 대해서는 좀 안다고 하는 내가 고심 끝에 선택한 것이 이었다. 하루에 한번 사랑하기도 힘든데 니~미 7일 동안 X라 사랑만 한다면… 으아~ 이것은 분명 <애마부인>과는 쨉이 안 되는 울트
2003-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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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로즈버드`에 대해 묻지 말아주오, <시민케인>
국도극장이었는지 대한극장이었는지 하여튼 처음으로 일류극장에서 가서 봄. 당시 고등학생이던 사촌형들이 중학생 관람가라며 초등학생이던 나를 빡빡 깎여서 데리고 감. 겨우 표를 샀음. 애국가가 나오자 자리에서 모두 일어났음. 애국가가 끝나자 자리에 모두 앉음. 대한뉴스 시작됨. 영화 시작됨. 성룡 땜에 거의 정신나감. 갑자기 내 뒷자리 아저씨가 나 땜에 안
2003-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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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지금 없는 삶에 얼굴을 숙인다, <노스탤지아>
특별했던 지난 한해가 저물어갔다. 유월과 십이월에 나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광화문에 모여든 촛불의 일렁임에는 잘 알려진 의미에 더해서 말로 하기 어려운 아름다움이 있었던 것 같다. ‘아름답다’고 보는 일은 너무 자주 나의 단점처럼 생각되지만. 아름다움은 촛불집회에서 얼마만큼의 ‘잉여’였을까. 촛불과 함께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안드레이 타르코프
200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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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이 맛이 신파다! <영웅본색 1, 2>
<영웅본색>을 이야기하자. 감독 오우삼, 출연 적룡, 장국영, 주윤발. 제목 알고, 감독 알고, 배우 알면 이야기 끝났다. 적룡을 몰라도 어떤 영환지 알기엔 지장없다. 그 흔한 신파 조폭물이다. 착한 깡패인 형은 예쁜 동생을 성심껏 키워준다. 예쁜 동생은 경찰이 된다. 근데 예쁜 동생은 형이 깡패란 사실을 알게 되고 형을 미워한다. 그러다가
2003-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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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미소는 애수에 젖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시간이란 참 묘하다. 시계 속의 초침은 늘 일정한 간격으로 원을 만들어가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시간의 속도감이 더 빠르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어떤 선배가 얘기해준 ‘세월은 나이의 속도만큼 흐른다’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다. 난 지금 시속 32km의 인생을 살고 있는 거다. 이쯤에서 드는 또 한 가지 생각. ‘난 무엇을 타고 질주하고 있는가’이다. 엔
200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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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내 심장이 섬세하던 시절에, <배리 린든>
EBS-FM <세계음악기행>을 맡으면서 서남준씨를 알게 됐다. 그리고 음악, 영화, 프랑스 유학 등 내 삶의 몇 가지 동기가 되어준, 학창 시절의 FM 영화음악 프로그램의 작가가 바로 그분이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그러자 많은 기억들이 샘솟기 시작했다.
십년 전 유학 시절, 기자 어시스턴트로 칸영화제에 내려갔다. 종일 붙어다니며 하루에도
200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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