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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형태의 오!컬트 <백치들>
너무 뒤늦게 깨달은 사실이라서 억울할 따름이지만, 바보로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축복받은 삶이 아닐까 당신이 짊어지고 있는 그 모든 짐들과 책임져야 할 모든 주변 관계들과 기억하고 실천하고 감당하고 뒤처리까지 하고 있는 그 모든 일상들이 당신이 애초부터 바보였더라면 시작도 없었을 일이었을 것을. 만약 정말 두뇌가 뛰어난 천재가 있었다면 그는 세살 즈음에 세상
200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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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은형의 오!컬트 <브리짓 존스의 일기>
따로 보면 각자가 다 멀쩡해도 조합해놓으면 칙칙해지는 것들이 있다. 이를테면 이런 거. 해질녘. 운전. 트레이시 채프먼, 삼십대, 독신. 이중 내가 원한을 가진 건 하나도 없다. 그런데 며칠 전 퇴근길에 차 안에서 트레이시 채프먼의 신보를 틀어놓고 흥얼거리며 가다가 나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터져나왔다(게다가 그때 하필 나의 복장은 완전히 10년차 ‘커리어 우
2003-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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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형태의 오! 컬트 <바스키아>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군이 있다.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 세상에는 두 가지 예술계가 있다. 보통 이상으로 고귀하고 우아하며 탐미적인 풍요로움의 예술, 그리고 보통 이하로 비천하며 번뇌하고 갈구하는 고통의 예술. 감상자들은 풍요로움의 예술을 통해서는 귀족적인 상류사회에 대한 갈망을 간접체험하고 고통의 예술을 통해서는 보잘것없는 자신의 삶을 위로받는다.
200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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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은형의 오!컬트 <판타스틱 소녀백서>
누가 물어보지 않았지만, 그리고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지만 2002년의 마지막 글이니만큼 올해 내가 본 영화 가운데 최고작에 대해서 쓰련다. 대충 추려보니 올해 개봉작 중 나의 ‘오! 컬트’는 세개 정도를 꼽을 수 있는데 두 작품은 최근 기사가 나왔던 영화이므로(어떤 분야건 ‘최근’일수록 나의 ‘최고’가 되는 데 유리하다. 금방 까먹기 때문에) 그나마 시간이
2002-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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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형태의 오!컬트 <헤드윅>
20세기 소년이었던 나는, 록음악을 사랑했다. 록이 나를 키워주었고 나의 생장점은 언제나 록의 비트로 세포분열을 하며 자라났었다. 20세기가 남긴 가장 위대한 문화적 유산. 록은 천박하며 위험하고, 생생하며 본능적이고, 진실하며 열정적이고, 단순하며 심오하였다. 세상의 모든 금지된 것들을 향한 출정가였다. 하지만 20세기는 끝났고 록의 시대도 가버렸다.
200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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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은형의 오!컬트,<프록터의 행운>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반년 만에 만난 우리는 함께 미장원에 가기로 했다(만나도 별 할 이야기가 없는 우리는 늘 이런 식으로 알차게 시간을 보낸다). 도착해보니 어제로 이곳은 아예 문을 닫았다. 친구 왈 “내가 2년 동안 여기를 다녔는데, 지난달에도 아무 이야기 없었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 그러나 나에게는 놀랍지 않다. 내 친구, 한마디 덧붙인다.
200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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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형태의 오!컬트,<문워커> <데인저러스>
마이클 잭슨. 지금 이 이름을 접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가. 그는 지금 이 시간에도 고약스러운 가십거리들로 회자되고 있고 끔찍해져버린 몰골은 세인들에게 경악의 대상이 되었다. 한때 팝의 제왕으로 군림했던 마이클 잭슨의 환상적인 뮤직비디오로 그 시절 재미를 톡톡히 보았던 MTV는 올해의 ‘MTV 뮤직어워드’를 조금이나마 재미있게 꾸미기 위해서 이 가련
2002-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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